[프리즘]미세먼지

[프리즘]미세먼지

겨울바람과 함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었다. 황사까지 더해지면서 공기 상황은 최악이다. 매일 일기예보를 보는 이유도 날씨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세먼지 오염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로 바뀌었다. 미세먼지가 나쁜 날은 하늘만 쳐다봐도 알 수 있다. 뿌연 하늘을 바라보면 호흡을 하면서도 걱정이 커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3년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로 미세먼지보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는 건강에 더욱 해롭다. 한 번 몸 속에 들어오면 잘 배출되지도 않는다. 초미세먼지가 한국인 수명을 평균 1.4년 단축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세먼지 걱정이 커지면서 환경가전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됐다. 공기청정기 시장은 최근 빠르게 성장했다. 필수가전 반열에 올라선 것은 물론 성능과 기능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어린이와 노인 등 건강에 취약한 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공공 보급도 늘고 있는 추세다.

건조기도 환경가전 특수를 누리는 품목이다. 건조와 함께 미세먼지를 제거해 주고 살균까지 해 주면서 건강에 관심이 많은 가정의 선택이 늘고 있다. 집안 실내 공기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기레인지도 주목받는 품목이 됐다. 가스레인지에 비해 실내 공기 오염을 줄여 주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로부터 보호해 주는 가전이 늘고 있지만 미세먼지 걱정을 덜어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 겨울철 미세먼지 발생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발 미세먼지에는 무방비 상태다. 도로를 달리는 노후 경유차, 화력발전소, 공장 등 국내 요인도 많다. 환경가전은 보조일 뿐이다. 마음 편히 숨쉴 수 있도록 해 줄 지속된 미세먼지 근본 대책이 시급하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