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2020년 통합 IMID 전략 필요

지난 14~1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디스플레이위크 2019'는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침체에도 많은 관람객과 참가 기업 덕분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주최 측은 내년 전시회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전시회에 삼성디스플레이는 불참했다. 그 대신 행사장 인근에 위치한 삼성 미주법인(DSA)에서 별도의 포럼을 열고 자사 메시지를 고객사에 전달했다. 최신 연구개발(R&D) 제품을 한정 고객사에 공개하는 프라이빗 전시도 운영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빠진 전시회에서 관람객의 눈길은 자연스럽게 중국 기업으로 옮겨 갔다. 올해 처음 관람객 투표 시스템을 도입한 6개 어워드 부문에서는 12개 기업과 제품이 관람객 선택을 받았으며, 그 가운데 주요 부문을 중국 기업이 휩쓸었다. 특히 '베스트 뉴 디스플레이 테크놀로지' 부문은 3개 기업 가운데 중국 BOE와 톈마가 거머쥐었다. 기술 시연 부문은 BOE, 베스트 디스플레이 컴포넌트 부문은 톈마 시제품이 각각 수상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불참을 놓고 업계와 학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삼성은 SID가 아직 개발하고 있는 첨단 시제품 위주로 전시하는 자리인 만큼 굳이 경쟁사에 기술을 노출시켜서 추격의 빌미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연중 최대 디스플레이 기술 행사인 만큼 한국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기술 강국임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국내 산·학·연은 내년에 개최될 '통합 국제정보디스플레이전시회(IMID)'를 어떻게 차별화해서 운영할지를 우려하고 있다. SID와는 차별화하면서도 SID처럼 '반드시 참가해야 하는 기술 이벤트'로 각인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내 기업의 전략적인 참여와 운영이 절실하다. 매년 주효한 기술이 등장하는 이벤트로 자리 잡으려면 주요 기업의 관심과 노력은 필수다. 중국이 들고 나온 시제품이 아무리 설익었다 해도 올해 SID 주인공은 단연 중국이었다. 이른바 호랑이 없는 숲에서 여우가 호랑이 노릇을 한 셈이다.

이제 1년 남짓 남았다. 2020년 통합 IMID는 디스플레이 기술 주인공이 한국임을 재확인시키는 자리가 돼야 한다. 올해 SID처럼 국내 기업이 '홀로' 고군분투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