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脫 화웨이 행렬, 한국은? "신중해야" vs "동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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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脫 화웨이 행렬, 한국은? "신중해야" vs "동참해야"
[이슈분석]脫 화웨이 행렬, 한국은? "신중해야" vs "동참해야"

KT와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 없이 백본망을 신설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웨이 통신장비를 수출금지 품목 리스트에 올리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국내에서 나온 첫 화웨이 배제 사례다.

미국과 중국이 첨예한 무역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어서 단순한 '멀티 벤더 전략' 이상 의미로 분석된다. '제2 사드보복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외교적 타협과 실리를 모색해야 한다는 '신중론'과 정부가 화웨이 장비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맞선다.

◇현실화한 화웨이 장비 배제

연중 지속된 화웨이 통신장비 보안 우려가 '설치 배제'로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KT는 미국 광전송장비 전문업체 인피네라에 신규 백본망 구축을 맡겼다. 공사 규모는 1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5세대(5G) 이동통신, 10기가인터넷 시대를 대비해 백본망 용량을 증설했다. KT의 기존 백본망 주력 장비는 화웨이였지만 이번에 다른 제조사를 택했다.

LG유플러스도 백본망 증설에 화웨이를 배제했다. 아직 업체를 선정하지는 않았지만 비 화웨이 군에서 선정한다. 주한미군 이슈가 가장 큰 이유다. 주한미군이 전용회선은 물론이고 전송장비 등 전 네트워크 영역에서 화웨이 장비를 제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는 LTE와 5G 모두 화웨이 기지국 장비를 사용하면서 주한미군과 보안 이슈가 일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5G 기지국 장비 도입을 계기로 LG유플러스와 주한미군 사이에 지속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논의만 하던 것이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 이후 빠르게 진척된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은 이 같은 '탈 화웨이' 흐름이 계속될 것인지로 모아진다.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 이후 국내에서도 화웨이 장비 사용을 고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 사례가 농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1월 1200억원 규모 영업점 유선통신망 사업 고도화 작업에 KT-화웨이 컨소시엄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화웨이 장비 보안 논란이 확산되고 미국과 중국 무역 갈등으로까지 번지자 내부적으로 사업 중단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 KT와 계약을 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화웨이 장비에 대한 의견을 내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농협 유선통신망은 지방 단위 곳곳에 뻗어있는 만큼 은행 특수성 등을 감안해 내부적으로 법률 검토 등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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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지는 화웨이 보안 논란

화웨이 통신장비 보안 이슈는 좀처럼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화웨이는 보안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증거가 없다'고 맞섰으나 최근에는 화웨이 백도어 의심 증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 공급망 확보' 행정명령 서명 직후인 지난 16일 네덜란드 정보 당국이 백도어 설치 혐의로 화웨이를 조사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보다폰, T모바일 등 이동통신 네트워크에서 고객 정보를 탈취했다는 것이다.

4월 말에는 보다폰 이탈리아가 2009년~2011년 화웨이 가정용 라우터에서 백도어 증거를 발견했다고 폭로했다. 4월 초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진이 화웨이 노트북에서 백도어 의심 사례를 발견했다. 이에 대해 화웨이는 '단순 실수'라고 반박했다.

정부와 기업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화웨이 통신장비 우려가 커지는 것과 별개로 미국 압박과 중국 눈치보기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드 보복' 사태가 재발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사드보복으로 국내 기업이 중국에서 큰 피해를 입었다”면서 “화웨이 불똥이 기업으로 튀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해법은 엇갈린다. 미·중 무역전쟁이 단시일 안에 해결될 일이 아닌 만큼 신중 모드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정부가 조속히 화웨이 장비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선다.

김연학 서강대 교수는 “LTE에서 화웨이 장비를 쓰는 기업은 연동 문제 때문에 5G에도 써야하는 등 단숨에 사용량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면서 “사용을 줄이더라도 단계적으로 서서히 줄여야 부작용이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외교 노력을 통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홍일표 국회 산자중기위원장은 “화웨이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우리 정부도 화웨이 문제에 대해 조속히 원칙 있는 대응을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위원장은 “5G 통신망은 모든 기기와 기기를 연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안보 차원에서 볼 때 국방 분야에만 한정해서 사용을 제한할 수는 없다”면서 “국방뿐만 아니라 전력·철도·통신 등 공공 통신망에서도 화웨이 장비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