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병원 북적, 중독세 신설, 병역 브로커까지..." 게임질병 혼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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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병원 북적, 중독세 신설, 병역 브로커까지..." 게임질병 혼란 시작된다

장면1. 2021년 '우리 애도 설마?'라는 전단이 학원가에 휘날린다. 당신 자녀 성적이 안 오르는 이유가 게임 때문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구청이 아무리 치워도 학부모가 관심을 두니 병원 홍보물이 뿌려진다.

2021년 5월 경 정신의학과는 물론 신경정신과, 소아과에서도 게임장애 교정프로그램이 인기다. 병원에 따르면 일주일 전 예약하지 않으면 상담도 힘들 정도다. 많은 학생이 내원한다. 교정을 위해 뇌파검사를 기반으로 심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의료보험 적용이 논의되고 있지만 현재는 비급여라 돈이 만만치 않다. 각 보험사는 게임장애치료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장면2. 2025년 국회는 게임업계를 대상으로 매출 일부를 세금으로 걷어 국민건강증진기금에 편입시키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관은 일정 규모 이상 매출이나 이익을 올리는 게임사 매출 1%를 부담금 형태로 징수할 수 있다.

대형 게임사들은 본사 소재지를 해외로 옮기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일부 게임사 주요 주주는 이미 수년 전 회사를 해외 자본에 매각했다. 창업을 준비하는 게임업계 종사자들 사이에는 조세회피가 가능한 지역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드는 방안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사라지며 한국 콘텐츠 수출 규모는 급감한다.

장면3. 2027년 국방부와 병무청은 최근 게임중독 치료를 받은 입영 대상자들이 늘어난 것에 따른 대책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게임장애로 6개월 이상 정신과 치료를 받은 이들은 대부분 병역면제나 대체요원 복무 판정을 받는다. 병역면탈 의도가 의심되는 사례도 있지만 함부로 이들을 현역에 포함시키기 어렵다. 사고가 날 경우 정신질환자에게 총을 쥐어줬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선 부대는 경증 게임장애로 현역에 포함된 이들도 특별 관리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훈련이나 일과에서 열외 되며 장병 간 갈등도 심해졌다. 일각에서는 게임장애로 병역을 회피하기 위한 이들과 병원을 이어주는 브로커도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2013년 4대 중독예방관리제도 마련 공청회가 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토론 진행 중 한 참석자가 중독법 반대 플래카드를 펼치려하자 관계자들이 제지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2013년 4대 중독예방관리제도 마련 공청회가 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토론 진행 중 한 참석자가 중독법 반대 플래카드를 펼치려하자 관계자들이 제지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위 세 사례는 게임장애가 국내에서 정식 질병으로 등재되며 벌어질 일들이다.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현실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게임규제를 실시하는 국가다. 국가가 게임등급을 관리하고, 청소년의 게임 접속을 강제로 막는다. 성인까지 월 결제한도(온라인게임) 제한을 받고 있다. 중국이 한국의 제도를 벤치마킹할 정도다.

게임사를 향한 중독세도 이미 수차례 시도된 적이 있다. 박성호 전 새누리당 의원은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콘텐츠 유통을 통해 발생한 매출 5% 이내에서 부담금을 징수해 '상상콘텐츠기금'을 설치하는 법을 발의했다. 같은 해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은 여성가족부 장관이 게임사에게 게임중독 치유 기금으로 연매출 1% 이내를 징수할 수 있다는 내용의 법안을 냈다.

당시 이런 법안은 정신과 의사인 신의진 의원(새누리당)이 발의한 '중독 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일명 4대 중독법)과 연결돼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신 의원이 발의한 법은 술, 도박, 마약, 인터넷 게임을 4대 중독으로 규정하고 국가중독관리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국회 관계자는 “WHO가 게임장애를 질병으로 등재시킨 것은 4대 중독법이 통과된 것과 같은 효과를 지닐 것”이라면서 “국내 적용시기에 앞서 관련 법안이 활발하게 제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이 질병이냐 아니냐 논의는 이제 무의미해졌다”면서 “질병화 논의가 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 하는 쪽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사회 게임 몰이해는 게임에 대한 편견을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군대에서 사고가 나면 게임 접속 여부부터 살피는 것은 관례가 됐다.

2005년 GP 총기사고 당시 군은 가해자인 김 일병이 “전투게임을 즐겼다”고 발표했다. 게임과 범죄 상관관계가 명확하지 않은데도 이를 원인인 것처럼 지목한 것이다. 전투게임을 즐겼다는 발표와 달리 김 일병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게임은 캐주얼게임으로 밝혀졌다.

병무청은 최근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대상으로 '폭력적인 게임을 하는지' 여부를 조사해 구설에 올랐다.

표> 게임질병화시 각 계 변화 예상

[이슈분석] '병원 북적, 중독세 신설, 병역 브로커까지..." 게임질병 혼란 시작된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