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혁신과 반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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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를 도입하면 통신요금 인상이 불가피하고, 국익에도 저해됩니다.”

2012년을 전후해 국내 통신 시장에서 mVoIP 도입 논란이 불거졌다. 급성장한 메신저 카카오톡이 보이스톡을 도입하고, 애플의 페이스타임 등 새로운 서비스가 잇달아 등장했기 때문이다.

mVoIP 도입은 통신 시장에 '혁신'이었다. 비싼 음성통화 요금 대신 무료로 인터넷전화를 이용할 수 있다니 소비자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문제는 혁신에는 필연적으로 반발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당시 통신사는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결국 서비스는 도입됐고, 현재는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과연 mVoIP 도입이 국익에 저해됐을까? 결론은 '아니다'이다. 음성에서 데이터 중심으로의 전환은 기술 발전상 피할 수 없는 흐름이었다. 시기 문제였을 뿐 언젠가는 mVoIP 같은 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나왔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편익을 얻었고, 통신사도 경쟁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들을 내놨다. 현재는 통신사가 mVoIP 방식을 활용해 로밍 음성통화를 무료로 제공하는 시대가 됐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공유경제 기반 서비스 도입을 놓고 갈등이 번지고 있다. 승차공유, 숙박공유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면서 기존 사업자들이 반발하는 형국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큰 효용성이 있다는 점이다. 외국에서는 공유경제 기반으로 성장한 혁신 기업이 많고, 시장도 활성화됐다.

그러나 한국은 갈등에 매몰돼 많은 혁신 서비스가 막혀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보면서 과거 mVoIP 도입 때 논란이 데자뷔된다. 혁신이 없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