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 '발'이 필요없는 자동차 'K7프리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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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면서 한가롭게 바깥 풍경을 즐겼던 건 난생 처음이다. 간혹 창밖의 풍경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기도 했고, 시승 소감을 노트에 적거나, 하다못해 목 스트레칭도 했다. 그저 여유롭고 편안했다. 평소 시승은 코너링이나 급가속 등 주행성능을 따져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지만 전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런 것들이 신경 쓰고 싶지 않을 만큼 운전하는 그 자체가 편했다. 기아차 'K7 프리미어'를 약 2시간 동안 체험한 소감이다.

주행 중인 기아차 K7 프리미어.
<주행 중인 기아차 K7 프리미어.>

지난달 27일 경기 파주시 문발동과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을 거쳐 돌아오는 왕복 약 170㎞를 'K7 프리미어' 가솔린 3.0 모델을 타고 달렸다. 구간은 자유로와 외곽순환고속도로, 경춘북로 등 고속도로 위주로 진행됐다. 이날 시승은 문발동 시승행사장을 나와 자유로를 달리며 시작됐다.

K7 프리미어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지금까지의 자동차와는 수준이 달랐다. 자연스러운 스스로의 조작감(?)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이 차의 ADAS는 차선과 앞차를 인식해 차량의 스티어링 휠을 스스로 제어하는 차로유지보조(LF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C),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등의 세부 기능을 담고 있다.

주행 중인 기아차 K7 프리미어.
<주행 중인 기아차 K7 프리미어.>

자유로에 진입하면서 ADAS를 활성화시켰다. 차는 전방 카메라로 실시간 차로를 감지하고, 차선과 전방 차량을 인식한 후 스스로 운전한다. 특히 차로유지보조(LFA)의 완성도가 이전보다 개선됐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실제 이 차를 타는 내내 ADAS를 끄지 않았다. 스티어링 휠에 손을 올려놓은 시간보다, 손으로 다른 일을 하는 시간이 훨씬 더 많았다. 간혹 5분 쯤에 한번씩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는 경고가 나왔지만, 그 때만 잠깐 핸들을 잡을 뿐이다. 전방을 주시하는 것만으로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주행 중인 기아차 K7 프리미어.
<주행 중인 기아차 K7 프리미어.>

앞으로 끼여드는 다른 차들 때문에 몇번을 움칫하는 상황도 있었다. 하지만 전혀 긴장할 필요가 없었다. 차가 이 같은 상황을 먼저 인식하고 스스로 속도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K7 프리미어는 주행 중에 다른 차가 다가오면 헤드업디스플레이(HUD)에는 차량 후방 좌·우 측면 2곳의 실시간 상황을 표시 해준다. 다른 차량이 끼어드는 순간을 인식하는 게 아니라, 자동차가 이미 주변 차를 인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더욱 신뢰할 수 있었다. 한 30분을 달렸을 때 만일의 사태를 위해 브레이크 페달 위에 가져다 놓은 '발'을 떼고, 양반 다리를 하거나 다리를 꼬아 앉아 보기도 했다.

급격한 회전도로에서도 ADAS 기능은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다. 발을 브레이크 페달 위에 고정할 필요가 없었다. 자유로를 지나 외곽순환도로 요금소를 지날 때도 스티어링 휠에 손을 올리지 않았다. 알아서 속도를 줄이고, 알아서 요금소를 잘 빠져 나가는 걸 경험했다. 또 과속단속 카메라를 만나면 스스로 속도를 줄여 주기 때문에 이 또한 편리했다.

기아차 K7 프리미어 내부.
<기아차 K7 프리미어 내부.>

경춘북로를 달리면서 터널 입구에 들어서자, 실내 공기 보호를 위해 계기판에 짧은 '알림 메시지'와 함께 창문이 스스로 닫히면서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기능도 경험했다. 이와 함께 방향 지시등을 켜면 후측방 영상을 클러스터에 표시해주는 '후측방 모니터'도 사각지대를 원천 차단해 주행 안전성에 기여한다.

아울러 풀옵션인 시승차에는 이중접합유리가 장착돼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기능이 뛰어났다. 또한, 서스펜션도 후륜 멤버 보강과 신규 보디밸브 적용 등을 통해 개선함에 따라 승차감도 크게 만족스러웠다.

보통 시승기라면 차량 토크나, 코너링·급가속 주행감이 어떠냐는 내용을 담게 되는데 K7 프리미어 시승은 그런 시도조차 하고 싶지 않게 했다. 앞으로 반자율주행 기술 발전으로 자동차 시승기는 차가 편리하고, 안전한 주행을 위해 사람이 얼마나 운전에 개입하는지가 가장 핵심 내용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됐다.

물론 이날 이 같은 편리한 주행을 체험할 수 있었던 건 어디까지나 '날씨'탓이다. 비가 오거나 흐린 날씨였다면, 자동차의 각종 센서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리고 또 도심 도로보다 한적한 자동차 전용도로라서 가능했을 것이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