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美 상무장관 "한일 갈등 해결, 필요한 역할 하겠다"…유명희 본부장과 면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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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 앞에서 두번째)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등 관련 업계 인사를 만나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 앞에서 두번째)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등 관련 업계 인사를 만나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경제통상 인사들과 만나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세계 무역질서를 무너뜨리는 위험한 선례라고 강조했다. 경제와 안보로 촘촘히 엮인 한미일 공조에도 부정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 본부장과 면담한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미국으로서도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답했다. 미국이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한 한일 갈등 중재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23∼25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유 본부장은 로스 상무장관 등 정부 인사와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 마이클 맥콜 하원 외교위원회 간사 등 의회 인사, 20여명의 경제통상 관련 단체와 전문가를 광범위하게 접촉했다.

여기에는 한일 정부에 서한을 보낸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 전미제조업협회(NAM) 등 업계와 헤리티지재단, 전략문제연구소(CSIS) 등 싱크탱크, 아시아 소사이어티 주관 전문가 간담회를 계기로 만난 통상 및 외교정책 전문가도 포함됐다.

유 본부장은 미국에서 만난 관료와 전문가들에게 일본 조치는 기술 우위와 무역의존도를 정치적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로 활용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신뢰와 국제무역질서를 무너뜨리는 위험한 선례라고 전했다.

또 한일 양국뿐만 아니라 미국 수요·공급 기업 등 관련 산업과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이번 조치 발표 이후 반도체 D램 가격이 20% 이상 올라가는 등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조치가 한·미·일 공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미국 내 제조업 등 산업과 수출통제를 총괄하는 로스 장관과는 25일 오후 상무부 청사에서 1시간가량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유 본부장은 일본 측이 조치를 철회하도록 미국에서 필요한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로스 장관은 이번 조치가 미국 산업과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에 공감하며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본부장은 이날 로스 장관 면담 외에도 경제계와 의회 관계자를 만나 일본 조치에 대한 우리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의견을 교환했다.

미국 의회·업계 인사와 전문가는 이 사안이 경제와 안보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했다. 우리나라 입장에 대해 이해와 공감을 표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 인사는 한미 동맹과 동북아 역내 한·미·일 공조 중요성을 강조하며 양국 간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이를 위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인사들은 일본 조치로 인한 영향을 이미 체감했다면서 한일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제기한 대로 불투명하고 일방적인 수출규제 조치는 글로벌 공급망 붕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번 조치가 빨리 해결되도록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유 본부장은 “국내적으로는 우리 기업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일본 측과 대화 노력을 이어나가겠다”면서 “다음 달 2일 열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장관회의를 포함한 다자·양자협의에서 일본 측 조치의 부당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방미한 유 본부장은 일정을 마무리하고 26일 오전 뉴욕발 항공편으로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