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임영익 인텔리콘 대표 "법과 AI 모두 규칙과 논리로 움직이는 톱니바퀴"

[人사이트]임영익 인텔리콘 대표 "법과 AI 모두 규칙과 논리로 움직이는 톱니바퀴"

“법은 규칙과 논리로 움직입니다. 인공지능(AI)도 마찬가지죠. 법과 AI 융합은 산업측면에서도 미래지향적인 혁신산업입니다.”

생명공학도에서 법률가, AI 개발자까지.

임영익 인텔리콘 메타연구소 대표의 도전은 끝이 없다. 서울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며 수학과 물리학, 전자공학에도 관심이 많던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수리심리학과 뇌과학을 공부했다. 현지에서 구글과 아마존 등 정보기술(IT) 기업 약진을 지켜봤다.

임 대표는 “2005년 전후로 유튜브가 거액에 구글에 인수되고 딥러닝 논문이 발표되는 등 닷컴 버블 이후에도 새로운 사건이 계속 생겨났다”면서 “이를 지켜보며 새로운 세상이 도래했다고 느꼈고, 새로운 비즈니스에 뛰어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1990년대 후반 메타연구소를 설립해 AI 수학교육시스템 연구를 진행하고 대법원 법률자료 전산화 사업도 경험했다. 이후 2010년 법률 AI기업인 인텔리콘 메타연구소를 재설립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해 2012년 사법연수원(41기)을 수료했다. 같은 해 특허연수원(9기)과 국제분쟁 중재전문가 과정도 마쳤다. 인텔리콘 메타연구소를 이끌며 국내 최초로 컴퓨테이션 법률학(Computational Law)과 법률 AI(Legal AI) 분야도 개척했다.

임 대표는 “처음에는 이전 경험을 살려 AI 지식 시스템이나 플렛폼을 생각했다. 그러나 구글이나 MS 등은 관련 투자도 기술수준도 매우 높았다”고 했다. 장기적으로 구글과 경쟁할 수 있는 모델을 찾다 우연히 만난 법률전문가의 대화가 사업 방향을 결정하게 했다.

임 대표는 “법률은 규칙과 논리로 움직이는 분야라 AI와 궁합이 잘 맞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우리나라 법에 특화된 시스템을 잘 개발하면 충분히 구글에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과도 거뒀다. 2015년 국내 최초 AI 법률정보 시스템과 법률 챗봇 개발·보급, 2016년 일본 도쿄, 2017년 영국 런던에서 펼쳐진 세계법률인공지능경진대회 2년 연속 우승, 올해 아시아 최초로 계약서 자동분석기 '알파로' 개발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임 대표는 “법률에 기술을 접목시켜서 법률서비스를 자동화 하거나 편리하게 하는 분야를 리걸테크(Legal Tech)라고 한다”면서 “법률 서비스는 전통적으로 인간 법률가가 직접 개입해온 영역이었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술 융합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빅데이터와 AI 등의 기술이 등장하면서 리걸테크 분야의 발전이 급속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 대표는 “법률과 AI가 접목되면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법률자료를 검색하는 경우에 자연어 처리기술을 이용하면 일상적인 질문으로 입력해도 관련 법령이나 판례를 신속 정확하게 찾아준다”고 설명했다.

'폭행'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는 대신 '주먹으로 때린'이라는 자연어로 입력해도 컴퓨터가 인식한다는 뜻이다. 기존 방식의 검색은 단어 매칭 방식으로, 상당한 법률지식 없이는 검색도 까다로웠다.

그는 “검색분야 뿐 아니라 첨단 기술을 잘 이용하면 '계약서'를 자동으로 검토하는 자동검토기나 유죄무죄를 판단하는 재판예측기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개발한 계약서 자동분석기 '알파로'에 대한 자랑도 잊지 않았다. 한국인공지능법학회가 최근 이를 활용한 '알파로 경진대회'도 개최했다.

임 대표는 “알파로는 관련 법률을 맵핑하는 기술까지 구현했다”면서 “알파로 대회는 인간법률가처럼 긴 문장으로 된 법률문서를 기계가 이해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하나의 신호탄”이라고 강조했다.

계약서 분석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붙은 분야로, 서비스 형태도 변호사 소개부터 법률문서 작성, 계약서 분석, 입법분석, 질의응답 등 다양해 질 것으로 관측했다.

임 대표는 “법률AI와 리걸테크는 자연어처리 AI기술의 중요한 응용분야이자 산업적으로도 미래지향적”이라며 “AI는 결국 교육에 달려 있다. 정부와 국회가 인재양성 인프라 구축에 관심을 가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