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구 박사의 4차 산업혁명 따라잡기]<21>인터넷-4차 산업혁명의 신경조직

산업혁명이 탄생해서 성숙한 다음 새로운 산업혁명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생명체의 한살이와 비슷하다. 생명체는 생각보다 정의하기 어렵지만 간단하게는 자체 신호를 가지고 외부 환경으로부터 스스로를 유지할 수 있는 물체로 말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을 하나의 생명체로 보면 인터넷은 자체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 조직에 해당한다.

인터넷은 세계 도처의 컴퓨터 사이를 연결하는 통신망 집합체다. 1960년대 이후 컴퓨터가 개발되면서 컴퓨터를 연결하는 네트워크에 관한 연구가 시작됐다. 동서 냉전이 한창일 때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핵전쟁이 발발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컴퓨터 네트워크인 아르파넷(ARPANET) 개발을 지원했다. 1969년 10월 29일 UCLA 네트워크 측정센터와 스탠퍼드연구소(SRI)의 컴퓨터협업시스템(NLS) 간 연결에 최초로 성공했으며, 인터넷 망의 시초가 됐다. 컴퓨터 간 통신은 전송제어프로토콜(TCP)/인터넷프로토콜(IP)을 통해 이뤄지며, 1982년에 표준이 된 이후 인터넷이 빠르게 보급됐다. 인터넷은 이제 고유명사(Internet 또는 INTERNET으로 표기)가 됐다. 인터넷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은 것은 반도체 기술과 광통신망이 융합돼 다양한 정보를 대량으로 빠르게 전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인터넷은 사용자에게 전자메일, 모바일 응용, 온라인 게임, 인터넷 전화, 파일 공유, 멀티미디어 파일 전송 등 다양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정보를 제공하는 월드와이드웹(www)은 인터넷과 혼용되기도 하는데 인터넷 응용 프로그램의 하나다. 1990년 12월 하이퍼텍스트전송프로토콜(HTTP), 하이퍼텍스트마크업언어(HTML) 등 웹 구동에 필요한 기능을 갖춘 www가 서비스를 시작함에 따라 강력한 정보통신망이 됐다.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정보 양은 1993년 1%에 불과했지만 2000년에는 51%로 확대됐으며, 2007년에는 97%가 돼 거의 모든 정보를 인터넷으로 주고받게 됐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 전달이 필수가 되면서 신문·라디오·텔레비전·인쇄물·음반·은행은 물론 일반 사업까지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형태로 바뀌었으며, 페이스북·트위터·유튜브 같은 새로운 형태가 출현하고 있다. 인터넷에 기반을 둔 비즈니스가 급성장하면서 1998~2000년에는 이른바 닷컴버블이 있었다.

모바일 통신 가입자 수가 2012년 39억명에서 2016년 48억명으로 늘었고, 내년에는 57억명이 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인터넷 활용 영역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 규칙적으로 인터넷 접속을 하는 이동통신 가입자 비율은 2012년 34%에서 2017년 말 48%로 늘어났다. 인터넷은 컴퓨터 간 연결을 넘어 기기·시설·공장 간을 연결하는 디지털화를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플랫폼이 됐다. 인터넷을 통해 모든 정보가 끊김 없이 실시간 전달돼 4차 산업혁명에 생명을 불어넣고 스스로 진화할 수 있게 하는 범용기술(GPT)이 될 것이다. 인터넷은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다른 GPT들과 융합해 산업은 물론 사회 전체가 유기체처럼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신경 조직이 될 것이다.

인터넷에 접속하는 기기가 늘어남에 따라 인터넷 주소 체계(IPv4)로 부여할 수 있는 약 43억개의 주소가 고갈되고 있고 새로운 인터넷 주소 체계(IPv6)와 호환이 되지 않는 문제, 통신 속도 향상, 보안 강화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인터넷이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만만치 않다.

다음 주에는 디지털 정보를 처리하는 초고속 컴퓨팅에 대해 알아본다.

[박종구 박사의 4차 산업혁명 따라잡기]<21>인터넷-4차 산업혁명의 신경조직

박종구 나노융합2020사업단장, '4차 산업혁명 보고서' 저자

jkpark@nanotech2020.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