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이판정 콤피아 이사회 의장 “BTS '아미'처럼 '꿀업' 전도사 10만명 키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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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정 콤피아 이사회 의장, 사진=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이판정 콤피아 이사회 의장, 사진=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이판정 콤피아 이사회 의장은 인터뷰 내내 웃음을 숨기지 못했다. 최근 다녀온 일본 출장에서 콤피아 신사업인 '꿀업' 현지 반응이 예상보다 고무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도쿄 가이세키' '아카사카 스시'와 같은 일본어 키워드로 음성명령을 해도 바로 사이트로 연결되는 모습에 현지 관계자들이 놀라 연신 '스고이'를 외쳐댔다”고 말했다.

그는 '넷피아 대표'로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인터넷 자체도 생소하던 1995년 인터넷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자국어 인터넷 주소 사업 한 우물을 팠다. 벤처 1세대이자 대한민국 인터넷산업 산증인으로 평가받는다. 지금은 콘텐츠네임 플랫폼 꿀업 사업을 준비하며 제2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인터넷 등장이 산업 패러다임을 바꾼 것처럼 음성명령이 모바일 시대 혁명을 다시 불러올 것으로 확신한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이판정 콤피아 이사회 의장 “BTS '아미'처럼 '꿀업' 전도사 10만명 키울것”

대담=김원석 성장기업부장

-꿀업 기술에 대한 일본 현지 반응이 어땠나. 글로벌 사업 방향은.

▲우리와 달리 일본 사람들은 포털 경유나 URL 입력 없이 연결되는 서비스를 본 적이 없다. 특히 기업 브랜드나 핫플레이스 키워드 입력만으로 바로 사이트 접속이 가능하다는 측면에 굉장히 놀란다. 일본은 지역 상가나 레스토랑을 찾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5개 국가에서 테스트를 끝냈다. 빠르면 내년 가을쯤 일본어 서비스 론칭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정을 조금 앞당겨 일본 도쿄 올림픽에 활용하자는 제안도 들어왔다. 세계 95개국 언어를 지원하니까, 각 나라 올림픽 대표 선수가 자국어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기업 도메인 등록비처럼 연결 사업자에게 월 1000엔 정도 받을 계획이다. 소비자가 직접 지역 핫플레이스 키워드를 등록해 연결해 주면 이 가운데 최대 30%를 받게 된다. 일종의 '앱테크' 모델이다.

과거에는 이런 연결 사업을 하려면 통신사를 설득해야 하고 브라우저 회사와 관계도 중요했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면서 자체 브라우저를 쓸 수 있게 돼 상황이 바뀌었다. 소비자가 매장을 이용하고 홍보까지 하면서 수익을 만들 수 있다. 영업부터 수금까지 소비자가 하는 것이다. 가게 주인 입장에서도 소비자가 고객을 데려오는 에코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BTS를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키운 팬클럽 '아미'처럼, 우리도 꿀업을 키우는 '꿀미'를 양성할 계획이다. 각 나라에서 10만명씩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들이 홍보대사 역할도 하면서 주변에 앱 설치도 독려할 것으로 기대한다. 생활 서비스이기 때문에 향후 블록체인 기술 결합도 용이하다. 보상을 매장에서 활용하도록 2차 프로젝트 진행도 예정이다. 페이스북 '리브라'와도 좋은 제휴 모델이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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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터넷 이용자는 포털 검색을 통한 연결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이런 습관을 다이렉트 연결로 전환해야 하는데 사업 성공을 위해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지.

▲한국은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전 인구 90% 이상이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를 겪어봤다. 브랜드 이름 입력만으로 중간 과정 없이 사이트로 직접 갔던 경험을 했다. 이후 포털사이트는 114처럼 인터넷 교환센터 역할을 했다고 봐야한다. 진정한 의미의 '대문'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포털은 PC 기반 서비스다. 그러나 향후 모바일 시대에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난다. 모바일 시대는 반드시 음성 기반으로 갈 수밖에 없다. PC와 달리 스마트폰은 일일이 타이핑하고, 결과값으로 선택 리스트가 나오면 불편하다. 특히 일본어나 중국어는 한글 대비 자판 입력이 더 어려운 측면도 있다. 꿀업처럼 음성으로 바로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어야 한다.

스마트폰이 만든 신인류라는 의미의 '포노 사피엔스' 시대가 열렸다. 포노 사피엔스 핵심이 음성 명령이다. 네임플랫폼 서비스가 스마트폰에 장착되면 많은 기능이 빛을 발하게 된다.

향후 꿀업과 같은 모바일 앱이 AI 스피커도 완전히 대체할 것으로 본다. AI 스피커는 명확한 한계점이 있다. 입력하는 명령어가 플랫폼마다 다 다르다. 이는 과거 PC통신 하이텔, 천리안에서 통일된 명령어가 없었던 것과 같다. 통일된 네임플랫폼이 없다는 것은 과거 회귀나 마찬가지다. 인터넷 최대 장점은 유저를 공유한다는 점이다. 시장 규모가 비할 수 없이 크다.

AI 스피커는 보안 문제도 크다. 시동어로 작동하긴 하지만 늘 켜져 있어야해 외부에서 대화를 엿들을 수 있는 문제가 상존한다. 비교적 스마트폰은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다. 하드웨어 성능이 뛰어나 TV와 연결해 다양한 확장성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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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한글인터넷주소 전도사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현재 결과적으로 많이 확산됐다고 보긴 어렵다. 원인이 뭐였다고 보나.

▲표현하기 쉽지 않은데, 역사적으로도 가끔 꼭 필요한 기술이 후진하는 경우가 있다. 전화 역사를 봐도 그렇다. 자동 교환기가 없던 시절 전화 교환소가 지역에서 권력자로 자리 잡은 사례가 있다. '스트로저 스위치'가 발명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교환소 교환원이 장의사를 찾는 전화를 모두 자기 남편에게 몰아준 것에 분개해 스트로저가 직접 발명한 것이다.

초기 전화 시장에서 나타난 모순이 인터넷 시장에도 나타난 셈이다. 만약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가 1년만 반짝하고 사라졌다면 사업 가능성이 없었다고 결론 내릴 수도 있다. 그러나 7년 넘게 활성화가 됐던 서비스다. 청와대를 비롯한 공공기관과 관공서, 교육기관, 상장사가 거의 99% 이용했다. 30만 가입자가 돈을 내고 등록했다.

돌아보면 2000년대 초반 한국경제는 활황이었는데 2007년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가 끊어진 이후부터 이상하게 중소기업 활성화가 되고 있지 않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작용했겠지만, 전화보다 인터넷은 경제 전반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모든 전화를 114 서비스 거쳐서 연결한다고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트래픽이 몰려 서비스 장애가 생기면 사용자는 작은 불편을 겪는 것으로 끝나겠지만 전화를 받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생존 문제로 이어진다.

넷피아는 신입직원을 뽑을 때 한 가지 테스트를 했다. 백지를 주고 본인이 아는 인터넷 도메인 네임을 적어보라고 한다. 제일 많이 아는 사람에게 가점을 주겠다고 해도 보통 20개를 못 쓴다. 그런데 브랜드 이름을 적어보라고 하면 수백개도 더 쓴다. 이는 중요한 차이다. 한글인터넷주소는 유저 입장, 기업 입장에서도 절실히 필요한 서비스였다.

하루 3000만명이 사용한 서비스는 성공했다고 인정받을 수 있다고 본다. 7년간 다리 기능을 했는데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했다. 누군가 다리를 막아버려도 제재할 방법이 없었던 거다. 어떻게 보면 정책적 방기가 있었던 셈이다. 세계화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우리 시스템이 세계로 나갈 기회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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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시장을 개척한 1세대 벤처인으로서, 정부 혁신정책과 후배 벤처인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우리나라가 R&D 예산으로 매년 20조원 정도를 썼다. 지난 20년 동안 최소 300조원을 썼다는 의미다. 만약 1000개 기업에 이 예산을 집중해서 투자했으면 우리나라에도 데카콘(기업가치 10조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 프레임을 바꿔 더 과감하게 투자했어야 했다.

매년 워싱턴 에어로 스페이스 콩그레스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도 지구에서 우주를 보지 말고, 우주에서 지구를 보는 시각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 중국은 우주에 물류를 보내 무중력 상태에서 분류하는 실험을 한다고 한다. 땅이 넓으니까 배송 시간을 절약하기 위한 도전이다. 일론 머스크도 우주 사업을 하고 전기차를 만든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케이스가 아직 안 나오고 있다.

결국 혁신은 '제로투원',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도전을 하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 우리가 만든 정책을 세계화하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향후 사업 목표가 있다면.

▲새로운 가치 창조는 힘든 작업이다. 지난 10년은 달군 쇠를 벼르는 망치질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덕분에 모든 콘텐츠와 IoT에 이름 붙일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었다.

펀딩 작업을 순조롭게 마무리하는 것이 1차 목표다. 글로벌 투자기업은 한국에서 새로운 데카콘 기업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전하면서 20년 노하우 플랫폼을 무기로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단기적으로는 내년 꿀업을 알리는 콘텐츠 네이머 '꿀미'를 1만명 모집하는 것이 목표다. BTS 팬클럽 아미처럼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앱으로 재테크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

넷피아때 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서 꿀업은 처음 설계할 때 기업가치 1조원에 매각하는 것이 목표였다. 계약서에 사인하는 시점이 오면 좀 더 고민할 것 같다. 10조 가치 데카콘 기업도 가능하다는 포부와 꿈을 갖고 있다.

20세기는 지하자원 회사가 세계 100대 기업 대부분을 차지했다. 21세기는 언어자원을 다루는 회사가 100대 기업에 들어갈 것이다. 우리도 구글 같은 연 100조 매출 시장 만들어봐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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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정 콤피아 이사회 의장은

동아대 법학과에 입학해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던 중 1995년 넷피아 전신인 인터넷비즈니스연구소(IBI)를 설립하며 창업 전선에 뛰어 들었다. 1999년 세계 최초로 자국어 인터넷 주소를 상용화하고 2000년 넷피아 대표이사로 취임해 20여년간 사업 활성화에 힘썼다. 2002년 제2건국범국민위원회가 선정한 지식인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이사,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이사,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인터넷 난중일기' '도전 그 멈출 수 없는 소명' 등이 있다.

정리=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사진=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