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디자인 싱킹]<37>도시가 대학이다, 시민과 함께 혁신하다(2)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진행한 리빙랩 프로젝트는 글로벌 성공 사례로 꼽힌다. 네덜란드 리빙랩 분야 전문가이자 창의산업 아카데미 원장인 폰티스대의 모니카 페이허르 교수와 최환희 교수를 만나 디자인 싱킹 기반의 스마트시티에서 리빙랩의 중요성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눴다. 단국대 교양교육대학 정효정 교수와 빅데이터정보원 서응교 원장이 함께 나눈 내용을 전한다.

[김태형의 디자인 싱킹]<37>도시가 대학이다, 시민과 함께 혁신하다(2)

#디자인 싱킹의 본질과 교육 성과는 무엇인가.

디자인 싱킹은 나, 우리가 협업해서 혁신을 위한 인간 중심으로 반복하는 접근 방식이다. 많은 사람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협력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즉 디자인 싱킹을 통해 사용자를 문제 해결 과정에 참여시키는 것이 디자인 싱킹의 가장 중요한 본질이다.

디자인 싱킹은 실질 혁신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매우 효과 높은 프로세스다. 폰티스대의 경우 전체 교육 과정에 디자인 싱킹을 접목하고, 크고 작은 리빙랩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질문을 던지는 힘, 수행 역량, 지식 등의 성과를 거둔다.

가장 중요한 특성은 일상생활에서 시작한다는 점이다. 시민이 일상에서 직면하고 있는 문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등에서부터 출발해 사람들의 요구와 가치를 기반으로 상향식으로 변화를 만들어 나간다.

폰티스대는 교과 과정 대부분을 프로젝트형 수업으로 진행한다. 먼저 이론 수업을 배우고 난 후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한 학기에 팀별로 20회 이상 프로젝트 미팅을 통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한다. 학생들은 시민이나 기업의 현안을 분석하기 위해 6~7주 동안 디자인 싱킹 과정을 배운다. 학기말에는 도출된 해결책에 대하여 검증하고, 문제 대상자에게 설명하고 피드백을 받는 최종 과정을 거친다.

폰티스대의 디자인 아카데미는 모든 수업과 과제가 디자인 싱킹과 리빙랩 기반으로 구성된다. 간호학과와 정보통신기술(ICT) 전공 학생들이 모여 리빙랩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창의성 아이디어로 지역 요양원을 혁신한 사례도 있다. 리빙랩은 다양한 이해관계자, 주민, 직원, 학생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해 가면서 연구하는 혁신이자 함께 성장하고 서로 배울 수 있는 살아 있는 실험실이다.

#리빙랩 접목 과정에서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리빙랩은 시민이 문제의 주인이자 해결의 주체가 된다. 시민이 원하는 것을 공공 및 기업, 대학이 함께 연구해 나가는 형태가 돼야 시너지가 발생하고 성공할 수 있다. 어떤 문제를 선택하느냐도 대단히 중요하다. 재정이나 적은 노력만 투입하면 해결되는 쉬운 문제가 아니라 복합 및 다학제 방식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 난제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

네덜란드식 리빙랩 기반의 문제 해결 방법은 우리에게 몇 가지 시사점을 남긴다. 유럽의 대학들은 이미 미래 환경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지식 전달 위주에서 문제 해결 중심의 교육 과정으로 전환하고 있다. 학생들은 복잡한 문제를 다학제 관점에서 협동해서 해결하는 데 익숙하다.

리빙랩 프로젝트는 철저하게 시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시민의 숨어 있는 수요를 알아내는 일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시민이 직접 참여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리빙랩 프로젝트를 위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시민 수요를 발굴하더라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지원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의 참여가 필수이며, 이를 행정 지원할 수 있는 공공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 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