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미래 기술 진화 방향 제시한 CES…거세진 중국 추격 경계해야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0'이 10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올해도 전 세계에서 온 4500여개 기술 기업이 최첨단 기술을 선보여 주목 받았고, 17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올해 CES에서는 진화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각종 기기와 결합하고, 이를 통해 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시도가 활발했다. 세계 전자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선도제품을 선보였고, 중국 등 후발업체는 양사 제품과 비슷한 제품을 내놓으며 추격 속도를 높였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이 CES 2020 개막 기조연설에서 경험의 시대를 화두로 제시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이 CES 2020 개막 기조연설에서 경험의 시대를 화두로 제시했다.

◇AI·IoT, 개인 맞춤형으로 진화

CES 2020에서는 '경험' '개인' '맞춤형' 등의 단어가 주요 키워드로 부상했다. 세 단어는 모두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AI가 진화하면서 사용자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면서 '개인화된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향후 AI 진화 방향도 사용자 이해와 개인 맞춤을 강화하는 쪽이다.

CES 2020 개막 기조연설을 한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향후 10년이 '경험의 시대'가 될 것이라면서 “개인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강조했다. 아우디가 선보인 컨셉트가 'AI:ME'를 비롯해 AI 적용 가전도 사용자를 이해하는 서비스를 차별화 포인트로 제시했다.

IoT 기술의 진화는 각종 기기 간 연결성을 더욱 넓혔다. 특히 IoT 표준화 단체인 '오픈커넥티비티파운데이션(OCF)'은 CES에서 글로벌 가전업체 제품간 연동 시연을 통해 표준 적용 제품이면 제조사에 관계없이 모두 연결되는 것을 보여줬다. 향후에는 AI를 적용한 허브 가전을 중심으로 IoT로 연결된 제품들이 사용자에게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TV 제조사가 삼성전자 더 세로를 모방해 만든 세로형 TV를 전시했다.
중국 TV 제조사가 삼성전자 더 세로를 모방해 만든 세로형 TV를 전시했다.

◇후발주자 추격 속도 더 빨라져

올해 CES에서도 가장 주목받은 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전시기간 내내 양사 부스는 관람객으로 넘쳐났다. 전시회의 꽃인 TV부터 각종 가전, 로봇, 스마트폰 등 양사가 선보인 신제품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 기간 동안 각각 198개와 119개의 각종 어워드를 수상했다.

삼성과 LG가 여전히 한발 앞서 있지만, 중국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 속도도 빨라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선보인 '더 세로' TV는 중국 업체들이 대거 따라했다. 하이센스, TCL, 스카이워스, 창홍 등이 세로형 TV를 선보였다. 다만 아직은 세로로 돌아가는 것만 구현했을 뿐이다. 삼성전자가 터치 한번으로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신기술 '탭뷰' 등으로 차별화한 것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추격 속도가 빨라진 것은 분명했다.

마이크로 LED 역시 후발주자들이 대거 가세했다. 중국 업체들이 일제히 마이클 LED 제품을 전시했고, 일부는 마이크로 LED보다 한 단계 아래인 미니 LED 기술을 들고 나왔다. LG전자의 월페이퍼 TV 디자인 기술을 모방한 곳도 많았다.

가전 분야에서는 냉장고 속을 들여다보는 '인스타뷰' 기능을 해외 가전업체들이 모방했다.

국내 업체 관계자는 “전시회에 신제품을 전시하면 중국 업체 직원들이 사진을 찍는 것을 넘어 줄자까지 들고와서 재고 간다”면서 “최근에는 주요 신제품은 전시장에 전시하지 않고, 프라이빗 전시공간에서 주요 거래선에만 공개한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우버가 함께 제작해 CES 2020에 처음 공개한 PAV 콘셉트 S-A1.
현대차와 우버가 함께 제작해 CES 2020에 처음 공개한 PAV 콘셉트 S-A1.

◇CES 영역 '무한 확장'

CES 전시회의 영역 확대는 올해도 두드러졌다. 이제는 더 이상 전자와 IT 전시회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다. 메인 전시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주요 전시관인 센트럴홀은 여전히 전자·IT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노스홀은 자동차와 모빌리티, 사우스홀은 각종 신기술 기업이 몰려들면서 전자 전시회를 넘어서게 했다. 또 유레카 파크 등 외부 전시장 역시 헬스케어, 푸드, 슬립 등 다양한 분야 기술 기업이 참가해 전시 영역에 한계가 없음을 보여줬다.

특히 올해는 현대차가 우버와 손잡고 개인용비행체(PAV)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는 등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소니는 프로토타입 전기차를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장 부품 분야를 강화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지난해 CES에 혜성같이 등장했던 푸드테크 기업 '임파서블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임파서블푸드는 이번에 식물성 돼지고기를 처음 공개했다. 식물성 돼지고기는 맛과 식감까지 뛰어나 미래 대체육 시장 가능성을 높였다.

임파서블푸드가 관람객에게 시식용으로 제공한 식물성 돼지고기 사용 반미 샌드위치.
임파서블푸드가 관람객에게 시식용으로 제공한 식물성 돼지고기 사용 반미 샌드위치.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