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홍병희 그래핀스퀘어 CTO “올해는 그래핀 상용화 원년”

홍병희 그래핀스퀘어 최고기술책임자(CTO)
홍병희 그래핀스퀘어 최고기술책임자(CTO)

“고품질 그래핀을 산업적 응용이 가능한 크기로 대량 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연간 10만㎡ 이상 수요처를 확보해 2022년부터 공급을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홍병희 그래핀스퀘어 창업자 겸 최고기술경영자(CTO)는 그래핀 생산 및 응용기술을 바탕으로 양산시설에 본격 투자해 세계 최초로 대면적 그래핀 응용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래핀스퀘어는 홍병희 서울대 교수가 신소재 그래핀을 대량 생산하는 장비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회사로, 2012년 교내 실험실 벤처기업으로 시작했다.

그래핀(Graphene)은 탄소 원자 1개층으로 이뤄진 벌집 형태 구조 소재를 말한다. 인장 강도가 강철에 최대 300배에 달하고, 열전도성은 다이아몬드보다 뛰어나다. 두께는 종이보다 100만배 얇고 유연한 성질까지 갖춰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홍 CTO는 “2009년 그래핀 대면적 합성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래 80개가 넘는 그래핀 관련 특허들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주로 연구용 소재와 장비 위주로 600만달러를 수출했으며,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 등으로부터 대량 공급을 요청받아 대규모 양산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홍 CTO는 화학기상증착법(CVD)을 통한 R2R(Roll-to-Roll) 방식의 대면적 그래핀 합성법을 개발해 이를 적용한 유연 터치스크린을 처음 선보였다. 이는 그래핀을 응용한 전자기기 최초 시제품으로, 삼성·LG전자는 물론 미국 제너럴모터스와도 상용화를 위한 협업을 진행 중이다.

홍 CTO는 “그래핀은 기존에 없던 전기·기계·화학적 특성을 지니고 있어, 현재 소재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획기적인 기술 실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면서 “향후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뿐 아니라 바이오헬스 분야까지 광범위하게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고효율 태양전지, 전도성 잉크, 스마트 윈도 등 그래핀의 산업적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한 만큼, 과거 실리콘 소재처럼 국내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산업군을 형성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홍 CTO는 유럽과 중국 등 해외에서 그래핀 산업 육성을 위해 수조원을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지원은 그래핀 기술의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래핀 산업에 집중 투자 중인 중국 우시 지방정부는 그래핀스퀘어를 유치하기 위해 수차례 방한하는 등 앞선 국내 그래핀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중국으로부터 그래핀 양산공장 설립에 필요한 3000만달러 상당의 지원을 제안 받았지만 힘이 들더라도 첫 공장은 국내서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래핀스퀘어는 올해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가 목표다. 대규모 양산시설 구축을 위한 200억원 상당 유상증자를 진행 중에 있으며, 이후 중국과 미국 등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