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SK텔레콤 “초협력으로 도약하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CES2020에서 대한민국 ICT 기업간 협력이 절실하다며, 국내 주요기업간 AI분야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CES2020에서 대한민국 ICT 기업간 협력이 절실하다며, 국내 주요기업간 AI분야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 국내외 주요 기업과 협력,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글로벌 동맹 구축 원동력은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3일 5G 세계 최초 상용화, 8월 21일 5G 가입자 100만 돌파 등 각종 세계 최초 타이틀을 획득하며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는 SK텔레콤에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며 “글로벌 협력을 통해 기존 이동통신 영역을 넘어 기업의 가치를 재평가 받을 것”이라며 글로벌 동맹을 예고했다.

박 사장은 'AI 초협력'이라는 새로운 화두도 제시했다. 박 사장은 CES 2020에서 “글로벌 기업은 '초협력'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대한민국 ICT 기업 간 협력이 절실하다”며 “국내 주요기업 간 AI분야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삼성전자, 카카오 등 국내 대표 ICT기업이 협력해 글로벌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자는 전략이다.

박 사장 제안은 미국, 중국 대비 한국 AI 경쟁력이 정체된 상황에서 한국 ICT 새로운 도약을 이끌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

SK텔레콤은 국내 기업은 물론 가상현실(VR), 클라우드 게임, 이통사, 미디어, 보안 등 5G와 시너지가 기대되는 다양한 분야 글로벌 기업과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 인수는 물론 지분투자, 합작회사 설립, 양해각서(MOU) 교환, 파트너십 등 협력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카카오와 전략적 파트너십

지난해 10월 SK텔레콤은 카카오와 '개방과 협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ICT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3000억원 규모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3000억원 규모 자기주식을 카카오에 매각하고 카카오는 신주를 발행해 SK텔레콤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맞교환했다.

양사는 사업 및 서비스뿐만 아니라 R&D 협력까지 망라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통신·커머스·디지털 콘텐츠·미래 ICT 등 4대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통신과 서비스, 카카오는 플랫폼과 콘텐츠 영역에서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양사 간 협력이 대한민국 ICT 지형을 바꾸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이치텔레콤·싱텔 등 글로벌 이통사와 협력

지난해 6월에는 글로벌 통신사 브랜드 4위에 올라 있는 도이치텔레콤과 테크(Tech)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도이치텔레콤 산하 전문 투자회사 'DTCP(Deutsche Telekom Capital Partners)'가 운영하는 총 3억5000만달러 규모 펀드에 3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테크 합작회사는 5G 초저지연 영상 전송기술(MMT, MPEG Media Transport), 5G 중계기 및 인빌딩솔루션, Multipath UDP 등 5G 핵심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5G 킬러 서비스로 손꼽히는 클라우드게임, AR, VR 등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MS CEO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MS CEO

◇MS와 클라우드 게임 공동사업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MS(마이크로소프트)와 클라우드 게임 공동사업 추진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MS '엑스클라우드(Project xCloud)' 한국 내 독점 사업 운영 파트너로 활동한다.

'엑스클라우드'는 MS의 콘솔(가정용 게임기) '엑스박스(Xbox)'의 고화질·대용량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다운로드하지 않고 즐길 수 있게 해주는 혁신적 기술이다.

[기획]SK텔레콤 “초협력으로 도약하자”

앞서 3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MS CEO가 5G, AI, 클라우드 등 첨단 ICT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 일본·필리핀에 5G 기술 수출

SK텔레콤은 10월에는 5G 관련 기술을 일본에 수출했다. 국내 이통사가 해외 이통사와 5G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첫 사례다.

SK텔레콤은 일본 제4 이통사 라쿠텐에 5G 네트워크 설계, 5G 통신품질 최적화 솔루션, 5G 안테나·무선주파수(RF)중계 기술 등을 전수한다.

또 SK텔레콤은 같은 달 필리핀 나우 코퍼레이션(NOW Corporation)·나우 텔레콤(NOW Telecom)과 5G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필리핀에서 상반기까지 △5G 서비스·기술 로드맵 설정 △인프라 설계 △5G 핵심 기술 교육을 한다. 이후 5G SA 기반 상용 인프라 구축, 인빌딩 솔루션 기술 제공, 5G B2B 서비스 개발 등을 수행한다.

◇양자암호통신 시장 글로벌 성과

SK텔레콤은 10월 스위스 IDQ와 유럽과 미국에서 양자암호통신 구축 사업을 잇따라 수주했다. SK텔레콤이 약 700억원에 인수한 IDQ는 EU 산하 '양자 플래그십(Quantum Flagship)' 조직이 추진하는 'OPEN QKD' 프로젝트에 양자키분배기(QKD, Quantum Key Distributor) 1위 공급사로 참여한다.

IDQ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 연구기관 중 가장 많은 구간에 양자키분배기를 공급하며 스위스 제네바, 독일 베를린, 스페인 마드리드, 오스트리아 비엔나 등 유럽 주요국의 14개 구간(1구간에 약 100Km)에 양자암호 시험망을 구축한다.

SK텔레콤-페이스북 협력 결과물인 VR기기 오큘러스 고와 버추얼 소셜 월드 서비스
SK텔레콤-페이스북 협력 결과물인 VR기기 오큘러스 고와 버추얼 소셜 월드 서비스

◇페이스북과 VR 생태계 확장

지난해 11월에는 5G VR 시대 핵심 서비스 '버추얼 소셜 월드(Virtual Social World)'를 론칭하며 VR 플랫폼 리더인 페이스북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VR기기 '오큘러스'를 전격 출시했다. 스마트폰이나 PC가 필요 없는 독립형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 '오큘러스Go'다.

양사 협력에 따라 고객은 고성능 VR 기기와 콘텐츠에 대한 갈증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과 페이스북은 '점프VR' 등 SK텔레콤의 다양한 VR 서비스를 오큘러스 플랫폼과 연동하는 한편 오큘러스에 있는 양질의 VR 콘텐츠 1000여개를 고객에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 1위 AWS와 5G MEC 추진

AWS는 지난해 12월 AWS 연례행사 '리인벤트(re:Invent)'에서 SK텔레콤을 AWS의 글로벌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 사업 파트너 중 한 곳으로 공개했다. AWS는 MEC 사업 추진을 위해 최고 수준의 5G 인프라 및 기술력을 확보한 소수의 사업자와 협력한다. 5G 기반 MEC 상용화를 위해 손잡은 한국 ICT 기업은 SK텔레콤이 유일하다.

SK텔레콤과 AWS는 공동으로 5G 기반 MEC 사업을 본격화, 유통·게임·미디어·제조 등 기업 고객 대상 5G MEC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향후 SK텔레콤은 MEC 서비스를 개별 기업 전용으로도 선보일 계획이다. 양사는 SK텔레콤이 가진 네트워크 경쟁력과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 우수성을 기반으로 B2B와 B2C 고객 모두를 아우르는 MEC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싱클레어·컴캐스트와 차세대 미디어 및 e스포츠 사업 준비

SK텔레콤은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 방송그룹과 합작회사를 만들어 미국 ATSC3.0 방송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SK텔레콤과 싱클레어는 1월 초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합작회사 '캐스트닷에라(Cast.era)' 사무소를 열었다. 합작회사는 상반기 중 미국 최초 통신-방송 기반 고화질 방송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싱클레어가 보유한 방송국에 ATSC3.0 장비 공급을 개시한다.

SK텔레콤은 또 지난해 10월 글로벌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 '컴캐스트(Comcast)'와 e스포츠 산업 진출을 위한 전문회사 'SKT CS T1'을 설립했다. 글로벌 e스포츠 산업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양사는 △글로벌 e스포츠팀 공동 운영 △콘텐츠 공동 제작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등 다양한 e스포츠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