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SW인증, ESS 생태계 복원 계기 되길

4월부터 정부가 제시하는 '소프트웨어(SW)기능안전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에너지저장장치(ESS)는 판매가 불가능해진다. 국내에서 법에 근거해 전력 설비에 SW기능안전시험이 도입되는 건 ESS가 처음이다. 지난 2017년부터 잇따른 ESS 화재를 막기 위한 전례 없는 조치다.

모든 전자·가전제품은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SW를 탑재하고 관련 시험을 거치도록 돼 있지만 법에 근거해 정식으로 SW기능안전시험이 도입되는 품목은 ESS가 처음이다.

과충전·과방전·과열 등을 검출 또는 제어하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은 물론 충·방전 로그 데이터 관리, 모니터링 등 배터리 SW시스템 전반이 시험 항목에 포함됐다.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 기기 작동을 제어하는 SW를 정밀 진단하는 게 핵심이다.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국내에서 총 28건의 ESS 화재가 발생하면서 관련 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처한 현실을 적극 반영된 것이다. ESS 생태계를 회복시키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도 투영됐다.

인증 및 증명서 발행 기관은 공신력 있는 3개 시험인증기관이 맡는다. 인증 요건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제품별로 3000만~4000만원의 제조사 부담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ESS는 제조사별로 화재 발생에 대비한 SW안전장치를 접목하고 있지만 각기 다른 성능을 구현하기 때문에 정부 안전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이번 조치를 계기로 ESS에 대한 안전성을 담보, 관련 산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 이외에도 정부가 강도 높은 안전대책을 지속해서 마련할 것이라고 한다. 더 이상 ESS 화재 관련 소식을 접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생태계를 살리기 위한 조치가 관련 제조업체나 생태계 기업 전반에 걸쳐 또 다른 부담이나 규제 허들로 작용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동반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