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서민아 탬프 대표 "선박 충격 흡수 펜더로 돌풍"

서민아 탬프 대표.
서민아 탬프 대표.

설립 3년차 스타트업 탬프 서민아 대표가 남성 중심 산업인 조선업계에서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서 대표는 “업계 90% 이상이 남성이지만, 여성의 섬세함이 필요한 틈새시장이 많다”면서 “후배 여성 기업에 귀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박 정박사고를 막는 펜더(fender)로 승부수를 던졌다. 펜더는 도크(dock)로 불리는 정박소 안벽 주변에 설치된다. 선박이 도크에 부딪혔을 때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다.

서 대표는 펜더로만 올해 매출 30억원을 올린다는 목표다. 전망은 밝다. 대기업 협력사로 잇따라 등록했다. 2018년 현대미포조선에 이어 지난해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 올해 효성그룹과 손잡았다. 최근에는 현대미포조선에 펜더 25개를 납품했다. 30톤 규모 배 대여섯 척을 한 번에 정박시킬 수 있는 규모다.

품질에 대한 높은 평가가 이 같은 성과로 이어졌다. 서 대표는 “스타트업이 대기업 협력사가 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 “폴리우레아 기반 폼 펜더의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창업 이전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서 대표는 현대중공업 조선업 분야 협력사에서 경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영업직으로 옮겨 10년 넘게 근무했다. 조선업계가 깊은 불황에 빠지면서 회사가 위태로워졌다.

하지만, 그는 역발상을 했다. 불황을 기회로 해석했다. 서 대표는 “사업은 한 해 뒤가 아닌 3~5년 후를 예상하고 준비하는 것”이라며 “조선업 부활을 확신했기 때문에 창업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시장이 침체될수록 창업하기 수월하다고 말했다. 호황일 때보다 사무실 임차료가 낮아지고 작은 기업을 찾는 인력이 많아진다는 설명이다.

사업 초기 운도 따랐다. 창업 직후 폴리우레아 기반 폼 펜더 수요가 급증했다. 기존 고무 재질 폼 펜더가 충격에 쉽게 찢어진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조선소가 서둘러 교체에 나선 것이다.

폴리우레아는 고무보다 점성이 강한 재질이다. 압력을 받아 수축된 뒤 다시 복원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습기와 열에도 강하다.

서 대표는 더 큰 도전에 나선다. 사업 영역 확대를 추진한다. 폼 펜더를 비롯해 도크 벽면에 붙이는 고무 펜더와 공기를 주입하는 에어 펜더 시장에서도 실적을 늘릴 방침이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품질을 최대 무기로 내세웠다. 서 대표는 “고무를 겹겹이 붙이는 방식이 아닌 주물로 고무를 한방에 주입,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이를 통해 고무가 쉽게 뜯겨져나가는 고질적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품 품질만큼은 반드시 책임지는 기업이 되겠다”며 “돈보다 신용을 추가하겠다는 게 사업 철학”이라고 역설했다. 장기 계획에 대해선 “일본, 영국에 포진된 펜더 전문 글로벌 기업에 맞서 경쟁하는 것”이라며 “여성 창업 붐이 일어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도 받고 싶다”고 말했다.

현대미포조선 안벽에 설치된 폼 펜더.
현대미포조선 안벽에 설치된 폼 펜더.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