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부가 믿음을 줘야 할 때다

[사설]정부가 믿음을 줘야 할 때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2일 “마스크는 언제든지 어디에 가도 있다는 믿음만 있으면 굳이 이렇게 긴 줄을 서거나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구·경북 지역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김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치인 모두가 죄인 같아서 늘 송구스럽다”면서 “책임과 잘못 여부는 이 상황이 끝나고 난 뒤에 혼을 내도 늦지 않을 것 같다”고 이같이 밝혔다. 한마디로 사태의 시시비비를 따지는 정치 공방보다는 믿음을 잃지 않는 분위기와 자세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백번 맞는 말이다. 정치인이지만 단순히 정치 수사로 들리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로 전국이 초비상이다. 정부가 방역과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확진 환자 수는 좀처럼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 오후 4시에 비해 476명 증가, 누적 환자 수 4212명을 기록했다. 확진자 가운데 사망자 수도 22명으로 전날보다 4명 늘었다. 확진 환자 추이를 볼 때 당분간 코로나19 사태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믿음이 필요할 시점이다. 국민은 정부를 믿어야 하고 정부도 빠른 시일 안에 사태를 수습할 것이라는 확신을 국민에게 심어 줘야 한다. 사태 원인부터 책임까지는 수습 후에 시비를 가려도 늦지 않다. 다행히 사태가 악화할수록 시민 의식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각계각층에서 비난보다 응원의 목소리가 커지고, 기부도 줄을 잇고 있다. 기업도 힘든 상황이지만 어려운 비상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정치인 입장에서는 선거를 앞둬 사활이 걸린 시기겠지만 당분간 쓸데없는 정치 선동을 자제해야 한다.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상황은 공동체 믿음이 깨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