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이경전 경희대 교수 "AI는 제2외국어처럼 재미있는 스킬이자 도구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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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전 경희대 교수
<이경전 경희대 교수>

“인공지능(AI)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제2외국어처럼 재밌는 스킬이며, 도구가 될 것입니다. 기존 학문, 직업 영역(도메인)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시켜주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에서 만난 이경전 교수는 AI가 기존 학문이나 직업의 발전을 가져오는 도구로 사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는 미국인공지능학회(AAAI)가 수여하는 혁신적 AI 응용상을 세 차례 수상한 AI 분야 전문가다.

그는 컴퓨터가 개발된 뒤 수학, 물리학을 다루는 방식이 진화했듯이 AI 또한 학문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는 방법론으로 AI가 정착되고 있다”며 “모든 학문이 AI를 활용하면서 눈부시게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교수는 기존 직업을 버리고 AI 관련 학문을 다시 배워야 하는지 고민하는 이에게도 조언했다. AI 자체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전공에 AI를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본업을 버리지 않고 AI를 결합시킬 때 더 창조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며 “사실 머신러닝은 물리학보다 더 배우기 쉽다. AI는 오히려 제2외국어처럼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직장인이 제2외국어를 배우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어학연수를 가지 않는 것처럼 AI를 배우기 위해 본업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AI가 점점 발전하면서 비용 등 AI 자체의 진입 장벽은 낮아질 것”이라며 “각자 전공에 AI를 활용해 어떻게 이윤을 낼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 분야 '뷰노', 교육 분야 '뤼이드' 같은 기업이 AI를 접목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보다 다양한 AI기업이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BTS, 기생충 등 한국 콘텐츠는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AI를 포함한 디지털 비즈니스는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현 정부의 대대적인 혁신 기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기술, 기업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혁신성장 정책을 집행하려면 김영삼 전 대통령이 금융실명제를 추진할 때처럼 주도면밀하게 밀고 나가야 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자정부를 발전시켰듯이 큰 틀의 비전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1990년대 한국은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에 앞서가자는 구호를 내세웠다. 그 사이 삼성전자는 세계 10대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YS 정부는 초고속정보통신망 투자에 적극적이었으며, DJ 정부는 100만 PC 보급 운동과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보급 정책을 통해 디지털 혁명 인프라 구축에 성공했다”고 진단했다. 두 정부가 정보화에는 앞서가자는 기조를 바탕으로 기업의 성장을 유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정부에서 야심차게 준비했던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대해서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과거 정권의 비전과 큰 차이가 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