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미세먼지보는 '눈' 천리안위성 2B호

해마다 우리를 괴롭히는 미세먼지는 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국내 발생도 많겠지만, 바다 건너 중국에서 건너온 것이 상당부분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문제는 이를 입증하는 것인데 그동안은 증거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것이 최근 발사한 '정지궤도복합위성(천리안위성) 2B호'다.

천리안 2B호는 해양탑재체와 함께 환경탑재체를 갖추고 있다. 환경관측임무를 통해 미세먼지 발원지를 밝히는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 환경탑재체(GEMS)를 갖췄다.

GEMS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을 주간 상시 관측할 수 있는 초분광 환경탑재체다. 초분광 기술로 미세먼지를 관측한다.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유발물질이 특정 파장 빛을 흡수해 퍼지는 특성을 이용한다. GEMS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미국이 공동 개발했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농도 산출 알고리즘의 경우 순수 국내 기술로 완성했다.

천리안위성 2B호의 모습
천리안위성 2B호의 모습

이를 활용해 대기 중에 존재하는 미세먼지, 이산화질소·이산화황·포름알데히드 등 미세먼지 유발 물질, 오존이나 에어로졸과 같은 기후변화 유발물질 등 20여가지 물질을 두루 살필 수 있다.

엄청난 범위에 관측 범위가 미친다. 고도 700~1000㎞ 저궤도를 도는 기존 저궤도 위성보다 훨씬 넓다. 관측 범위가 동쪽으로는 일본에서부터, 서쪽 인도네시아 북부, 몽골 남부까지 동아시아 전체를 아우른다.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해 국가 간 이동하는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물질은 놓칠래야 놓칠 수 없다. 이 결과로 해외 유입 영향을 분석, 국제 대기환경 분쟁에 대비한 기초자료를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도 뜻깊다. 천리안 2B호는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 환경탑재체를 적용한 인공위성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나 유럽우주국(ESA)보다 2~3년이나 앞선 성과다.

물론 천리안 2B호의 임무가 환경관측에만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천리안위성 1호의 것보다 고성능인 해양탑재체(GOCI-II)를 장착해 해양관측에도 나선다. GOCI-II는 한반도 해역 적조, 녹조, 유류 유출 등 이동을 실시간 관측한다. 제공 가능 정보가 26종에 달한다. 이를 통해 적조나 기름유출 등 해양오염물질, 해무·해빙, 염분농도 등을 고해상도 광학 카메라로 상시 관측한다.

천리안 2B호는 현재 본격적인 임무를 준비 중이다. 지난달 19일 프랑스령 기아나 꾸르 발사장에서 우주에 올랐다. 지난 6일 오후 7시 30분 목표궤도에 올랐다. 고도 3만5786㎞, 경도 128.25도.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적도 상공이다.

이달 중에는 위성본체와 환경·해양탑재체 상태 점검을 마치는데 시간을 보낸다. 내달부터는 정밀 보정과정을 수행하게 된다. 올해 10월부터는 해양 정보를, 내년부터는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환경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