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심한 공천 잡음

[사설]한심한 공천 잡음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를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당이 공천 명단을 공개하자 곧바로 미래통합당이 강하게 반발했다. 수정안 명단을 다시 공개했지만 통합당은 전면 재조정을 시사했다. 이에 영향을 받아 수정안은 19일 한국당 선거인단 투표에서 부결됐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이날 위성정당 한국당의 비례대표 후보 공천과 관련해 “국민 기대와 먼 결과를 보여 큰 실망과 염려를 안겨 드리게 됐다”면서 “선거의 의미와 중요성을 생각할 때 대충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단호한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빠른 시일 안에 문제를 바로잡아서 승리의 길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 발언은 한마디로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비례후보 명단을 교체했지만 만족스럽지 않다는 강한 불만의 표시다. 일각에서는 공천을 둘러싸고 새로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창당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안팎 분위기로 봤을 때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공천 잡음은 통합당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 준다. 비례대표 선정을 위한 뚜렷한 원칙과 기준도 없을 뿐만 아니라 분명한 메시지도 던지지 못하고 있다. 민주주의에서 기본인 합의는커녕 조율조차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후속 조치가 나오더라도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짙어졌다. 황 대표 리더십도 치명타를 받았다.

공천 잡음을 지켜보는 국민은 한심하다는 반응이다. 야당은 '괴물선거법'을 만든 여당을 욕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선거법이 아니라 하더라도 지금까지 보여 준 야당의 행태를 봤을 때 공천 잡음은 예견된 일이다. 공천은 선거를 위한 첫걸음이다. 총선은 사실상 당보다 인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전문 분야별로 좋은 인재를 영입하는 과정을 거치는 배경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종 공천 명단을 놓고 끊이지 않는 논란은 얼마나 허약한 정당인지를 가감없이 보여 준다. 대통령제에서 야당의 중요성에 관해서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집권당을 견제하고 힘의 균형을 맞추는 평형수와 같은 역할이다. 야당은 불필요한 공방을 자제하고 정말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 지를 곰곰이 짚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