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스케일업 지원·유니콘 발굴로 디지털 경제 전환 이끈다"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스마트공장-상점-서비스 등
잘 활용해 접목하는 게 숙제
3세대 기업이 등장할 타이밍
'베이비 유니콘' 선정 자금 지원

박영선 "스케일업 지원·유니콘 발굴로 디지털 경제 전환 이끈다"

“코로나19 사태가 디지털 경제로의 산업 재편을 더욱 앞당기고 있습니다. 디지털 경제로의 성공적 전환 여부가 대한민국을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는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진행한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 극복 방안과 중소·벤처기업, 스타트업 관련 정책 방향을 이처럼 제시했다. 박 장관은 오는 8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유망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대한 스케일업 지원을 통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으로 육성하고 유니콘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박 장관의 구상이다. AI, 시스템 반도체 등 미래 산업 분야 유망 기업을 정부 최일선에서 발굴하기 위한 조직과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위기 상황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뿐만 아니라 소상공인까지도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담=김승규 벤처유통부장]


박영선 "스케일업 지원·유니콘 발굴로 디지털 경제 전환 이끈다"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있다. 그간 소회는.

▲세상이 대전환하는 변환의 시기에 중소벤처기업부를 오게 된 것 같다. 매일 화살을 타고 다니는 듯한 1년이었다. 날아가는 화살과 함께 날아가는 것 같은 느낌으로 1년을 지냈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다보스포럼이 가장 큰 기억에 남는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대해서 굉장히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세계가 신선한 감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두 차례 회의였다.

OECD에서 중기부 탄생에 굉장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중소기업의 디지털화 지원 이니셔티브(D4SME)' 공동 의장을 맡아달라고 제안해 왔다. 다보스포럼에서도 이사로서 초청을 받았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이냐가 세계 공통 관심이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문제를 주된 과제로 다루는 주무 부처가 있고 중소기업(SMEs)과 스타트업이 달린 부처 이름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대한민국은 다른 국가와는 다르다는 평가가 가장 보람 있었다.

-중기부 장관으로 부임하면서 가장 큰 변화는.

▲핵심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중소기업을 어떻게 디지털 경제로 전환할 것이냐'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테마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갈 것인가가 화두였다. '스마트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스마트공장·상점·서비스·공방·창업 다섯 가지 분야를 올해 예산에 반영해 방향을 제시했다. 새로운 의제를 던진 셈이다.

이제는 상생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자발적 상생 기업이 11개나 나왔다. 자발적 상생에 나선 기업 하나하나가 모두 테마가 있다. 어떤 기업은 스마트공장, 어떤 기업은 벤처투자 모두 다른 테마로 접근한다. 각기 다른 11가지 테마를 살펴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어느 방향에서 상생해야 할지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박영선 "스케일업 지원·유니콘 발굴로 디지털 경제 전환 이끈다"

-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이 위기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직접대출로 1000만원을 빌려주는 일은 대한민국이 생기고 처음해 보는 일이다. 그간 신용등급 7~10등급 소상공인은 어디에서도 대출을 받을 수 없었다. 정책 자금 대출을 실시한다고 해도 6등급이 고작이었다.

저신용 소상공인에 대한 대책이 상당히 정책 위험이 따른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상당수 소상공인이 대출 신청서도 누군가 도와줘야만 쓸 수 있다. 요즘 같은 IT 시대에 인터넷 접속도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직접대출을 실시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당장 급한 분들에게 다소 서툴더라도 빠른 지원을 하는 것이 과연 더 나은 정책인가에 대한 고민이 컸다.

결국은 지금 당장 힘들어하는 소상공인을 위해 준비가 다소 덜 됐더라도 시범적으로라도 대출을 실시하는 것이 전체 생태계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디 하나 생태계가 죽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활력을 더 찾기 위해서는 직접대출을 실시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으로 한 것이다.

아무래도 현장에서 시행착오도 있고 비판도 있어 속상한 마음도 있다. 그래서 더욱 현장을 많이 찾고 있다. 실제 가보면 대기 과정에서 침묵이 있다. 말을 들어보면 소상공인 마음 속 한 곳에는 '정부가 우리를 생각해서 대책을 내놓고 있구나'하는 고마움이 있는 것이 느껴졌다. 힘들지만 매일 개선하면서 가고 있다.

1일부터는 은행 창구에서 신용등급이 좋은 1~3등급 소상공인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신용등급이 좋은 분들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으니 창구 분산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은 우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집중했다. 앞으로 상황을 봐서 2차 추경이 있다면 중소기업 가운데서도 중견기업에 가까운 기업이나 스타트업을 위한 대책을 추가할 생각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은.

▲디지털 경제로 대전환은 스마트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스마트상점은 코로나19 사태로 오히려 관심이 커졌다. 스마트상점 예산을 처음 편성할 때만 해도 국회에 아무리 설명해도 '물건 파는데 이게 뭐가 필요하느냐'는 말이 돌아왔다. 코로나19 사태 겪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당초 계획했던 스마트상점을 더 늘려 나갈 계획이다. 2차 추경에도 이걸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소상공인도 원한다. 온라인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다.

스마트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스타트업이 만든 마스크 지도가 대표 사례다. 원래는 예산으로 상권분석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했다. 정부 주도로 뭔가 만들면 항상 문제 생긴다는 지적 있지 않나. 문제가 있더라도 마스크 정보 확대를 위해 추진하려고 했는데 이걸 스타트업이 공익을 자발적으로 먼저 나섰다.


공공데이터를 공개하는 문제도 과기부와 이야기를 마쳤다. 과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민간이 마스크 지도를 만들었는데 정부가 하지 말라고 해 닫았던 경우가 있다. 이번에는 오히려 정부가 공공데이터를 줬다. 스타트업이 너무 좋다고 한다. 소상공인 직접대출에도 이런 스마트서비스를 적용해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IT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한 고민은 좀 더 필요하다.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 스마트공장·상점·서비스 등을 코로나19 사태 이후 어떻게 잘 활용해 접목하느냐가 숙제다. 대한민국이 21세기 경제에 선진국 G7 대열에 들어가느냐 마느냐의 핵심 키워드다.


박영선 "스케일업 지원·유니콘 발굴로 디지털 경제 전환 이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에 격차가 있다. 중소기업이 디지털로 무장해 성장하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중소기업이 잘 준비하면 바뀔 수 있다. 예컨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만드는 기업은 대기업이 아니고 스타트업이다. 몸집이 작을수록 유연하다.

그간 한국 경제를 삼성이나 LG 같은 1세대 기업이 지난 60년을 이끌었다면, 초고속 인터넷망을 전국에 깐 이후에는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2세대 기업이 따라가고 있다. 이제 3세대 기업이 등장해야 할 타이밍이다. 3세대 기업이 스타트업·벤처기업에서 나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이끌어 가야 한다. 코로나19로 모든 기업 주가가 떨어지는 데 오히려 주가가 오르는 기업이 있다. 일종의 산업 재편이 일어나는 과정이라고 본다. 코로나19 사태가 오히려 디지털 경제로의 산업 재편을 앞당기고 있다고 본다.

-스마트공장 정책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중기부가 처음에는 스마트공장 보급을 주로했다. 1만개가 넘게 보급했다. 하지만 막상 스마트공장 보급 기업의 데이터는 확보하지 못했다. 그래서 정부 지원금이 들어간 회사를 중심으로 동의서를 받고 데이터를 모았다. 이걸 기반으로 제조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려 한다. 올해 예산도 확보했다. AI와 접목하는 방향으로 업그레이드하려고 한다.

대기업과 함께하는 멘토 프로그램이 스마트공장 보급에도 좋은 영향을 줬다. 삼성형·포스코형 스마트공장 이런 식으로 정부와 대기업이 일부 예산을 지원한다. 예컨대 삼성에서 그동안의 사례를 보여주면 중소기업이 선택하는 방식이다. 스마트공장 보급이 이번 마스크 생산 물량 확대에도 엄청난 기여를 했다.

다보스포럼에서는 포스코를 등대공장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다보스포럼에 앞으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등대공장을 지정해주는 것이 어떠냐고 건의했다. 아직 스마트공장에 대한 표준화가 되어 있지 않다. 이니셔티브를 쥐고 움직였으면 좋겠다.

-유니콘 기업도 증가하고 벤처투자도 사상 최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앞으로 과제는.

▲지난해부터 제2 벤처붐이 가시화하고 있다. 모태펀드 신청도 두 배가 늘었다. 신청이 늘었다는 것은 투자 준비가 됐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늘어난 벤처투자자금을 어떻게 민간에서 더 끌어 올 것이냐가 고민이다. 그래서 K-유니콘 프로젝트도 추진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예비유니콘 프로그램을 만들어 100억원을 보증했다. 이것을 더 확대해 '베이비 유니콘'을 선정할 계획이다. 베이비 유니콘에 자금 지원도 해주고 이 기업이 예비 유니콘을 거쳐 유니콘으로 성장하게끔 지원할 계획이다.

-그간 정부 지원 사업이 창업지원에 많이 집중돼 있었다. 스케일업 지원 방안은.

▲창업 지원프로그램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준비가 잘 돼 있고 가장 많을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 부러워할 정도다. 특히 TIPS(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모델은 성공한 대표 사례다. 코로나 지도나 마스크 지도, 진단키트 회사 등 전부가 중기부 지원을 받았다. 새싹 단계에서 어떤 물을 주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물론 지적한 것처럼 창업지원을 통한 성공 기업이 많이 등장하니까 대학 등 지원기관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그래서 대학별 패키지로 지원하던 프로그램을 일부 줄였다. 앞으로는 스케일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 중기부는 창업 7년까지 지원프로그램에 집중했다. 7년 이후에는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더 신경 쓰고 있다. 정책 중심이 스케일업쪽으로 가면서 K-유니콘과 연계하는 방향이 될 것이다.

▲중기부 장관으로 오면서 중기부 위상이 올랐다는 평가가 많다. 조직 내부 스케일업 방안은.

-중기부가 그동안은 업종별 정책 접근을 하지 못했다. 기업 규모만으로 일을 하면 수박 겉핥기 방식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미래산업전략팀을 만들었다. 미래팀에서는 AI, 미래차, 바이오, 시스템반도체 등 산업별로 임무를 맡는다. 관련 연구개발(R&D) 예산도 받았다.

AI와 같은 분야는 대한민국이 가장 잘할 수 있고 스타트업과 벤처업계에서 가장 관심이 큰 분야다.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움직이지 않으면 돌아갈 수 없는 산업이다. 코로나19 진단키트의 빠른 수출을 위해 식약처에 긴급승인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것도 미래팀에서 관련 기업 명단을 만들어 발굴한 결과다.

보건복지부가 방역에 정신이 없으니 우리가 나눠서 대신 할 수 있는 일을 한 셈이다. 시대적 전환기에 당면한 만큼 어느 한 개 부처가 전부 할 수 없다.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새로운 기술이 중요한 때다. 대기업 자본과 스타트업 기술을 어떻게 연결할 것이냐가 제가 시종 강조하는 내용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비는.

-내수 진작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코리아 동행 세일'을 준비한다. 다른 부처와 모두 함께 준비하고 있다. 분위기를 살펴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를 생각한다. 온라인 플랫폼 '가치삽시다'를 가동하는 것 역시 이런 일환이다. 온라인 플랫폼 준비하면서 사실상 이미 내수진작을 위한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은 온라인이지만 나중에는 크리스마스 마켓 확대판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준비한다.

정리=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