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도 한우처럼?···삼성전자 '1등급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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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면 TV·건조기 등 주요 제품
유일한 '1등급'으로 기술력 입증
정부 사업과 맞물려 판매 호조세

사진 가운데 보이는 TV가 75인치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에너지효율 1등급을 획득한 삼성전자 LED TV다.
<사진 가운데 보이는 TV가 75인치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에너지효율 1등급을 획득한 삼성전자 LED TV다.>

삼성전자가 대화면 TV, 의류건조기 등 주요 가전제품에서 잇따라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을 내놓고 있다. 경쟁사에는 없는 유일한 1등급 제품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정부 고효율 가전 환급사업과 맞물리며 삼성전자의 '1등급 마케팅'이 판매 호조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31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월 20일 대각선길이 189㎝(이하 75인치) 제품(모델명 KU75UT8070FXKR·KU75UT8090FXKR)으로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획득했다. 발광다이오드(LED)를 채택한 이 TV는 화면 면적당 소비전력을 뜻하는 에너지효율지표(R)가 57.4와트(W)에 불과하다. 같은 회사 5등급 제품은 이 수치가 최고 189W에 달한다. 그만큼 1등급 제품 전력 소모량이 적다는 의미다.

판매 중인 75인치 TV 중 1등급을 받은 것은 삼성전자 제품이 유일하다. 위니아대우가 삼성전자보다 앞서 2월 말 75인치 TV로 1등급을 획득했지만 아직 판매하지 않는다. 이 제품은 6월 나올 예정이다. 대형 TV는 넓은 면적의 화면을 선명하고 밝게 유지하기 위해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그래서 화면이 클수록 에너지효율 등급은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전까지 1등급을 받은 가장 큰 TV는 176㎝(69인치), 165㎝(65인치)였다. 75인치 TV는 잘해야 3등급이고 대부분 4~5등급을 받는 형편이었다.

삼성전자는 건조기도 유일하게 1등급을 보유했다. 3월 1일 그랑데AI 건조기가 에너지효율 1등급을 획득하며 국내 첫 '1등급 건조기'가 됐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건조기 중 최고등급은 2등급이다. 가전업계 일부에서는 삼성전자 1등급 TV와 건조기에 대해 '지나치게 성능을 떨어뜨려 1등급 기준을 충족했다'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삼성전자는 '시샘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효율 가전 보급을 장려하는 정부 정책에 맞춰 전사 차원에서 고효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 비용을 아끼지 않고 좋은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유일한 1등급 제품이란 건 그만큼 기술력이 좋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에너지효율 1등급은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 특히 정부가 으뜸효율가전 환급사업을 매년 진행하면서 소비자 관심이 높아졌다. 정부가 3월 23일부터 1500억원 규모로 고효율 가전 환급(30만원 한도에서 구매금액의 10%) 사업을 시작하자 삼성전자 75인치 TV에 관심이 쏠린 게 대표 사례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에 대해 정부 10% 환급 외에 15만 특별포인트를 자체 지급한다. TV에 관심을 가진 소비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최초의 75인치 1등급 TV를 사고 싶다는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환급 대상이 아닌 그랑데AI 건조기에도 12만원 상당 특별할인혜택을 제공하며 1등급 마케팅을 펼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환급사업 시행 초기라 판매 대수를 밝히기는 곤란하다”면서도 “1등급 제품 판매량이 일반 제품보다 많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에너지효율 1등급은 가전 업계 경쟁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처럼 '유일한 1등급'을 내세우면 마케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가 주기적으로 에너지효율 등급 기준을 상향 조정하기 때문에 기술개발을 하지 않으면 등급이 밀릴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고효율 제품 변별력을 높이고 기술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효율관리기자재 운용규정' 고시 개정을 통해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작년 1등급이던 에어컨이 지금은 3등급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국내 유일 에너지효율 1등급을 획득한 그랑데AI 건조기
<국내 유일 에너지효율 1등급을 획득한 그랑데AI 건조기>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