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병원 명의]홍지택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헬리코박터균

헬리코박터균은 위 속에 있는 균이다.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절반 가량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하 헬리코박터균)을 발암물질로 규정한다.

헬리코박터균의 유해한 독성 단백질은 위 점막에 침투해 직접적으로 또는 다른 염증매개물질을 통해 염증을 일으키고 이러한 과정의 반복이 결국 위암을 일으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위궤양 등 다양한 소화기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대변에서 나온 균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감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균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제균치료가 무조건 필요한 지에 대한 대답은 명확하지 않다. 또한 항생제 내성과 낮은 복약 순응도 등 치료실패가 증가하고 있어 제균치료 가이드라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 또한 중요하다.

이대목동병원 홍지택 소화기내과 교수는 “일반적인 세균은 위산의 강한 산성 환경에 생존할 수 없지만 헬리코박터균은 요산분해효소를 가지고 있어 이를 이용해 암모니아를 생성해 주위 환경을 중성에 가깝게 만들어 생존한다"며 "위염환자가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돼 있으면 위암발병률이 3~5배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에게 헬리코박터균의 제균치료 방법과 적응증, 치료 실패 원인, 최근 진료 가이드라인에 대해 들어봤다.

홍지택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홍지택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다음은 일문일답

-헬리코박터균 치료는 어떻게 하나.

►위/십이지장 궤양이 있거나 조기위암의 내시경 점막 제술 후, 위 점막 연관성 림프조직 림프종으로 진단된 경우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확인되면 제균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이외에도 2018년부터 위선종의 내시경 절제술 후, 위암 가족력, 위축성 위염, 검사에서 헬리코박터균이 확인된 경우 아직 환자가 약값을 전액 부담해야 하기는 하나 급여의 범주 내에서 치료를 할 수 있게 됐다.

-헬리코박터균 치료가 실패하는 이유는.

►우선 약을 정해진 용법과 용량에 따라 적절히 복용하지 못했을 경우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사와 같은 약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부작용이나 불편감이 심해  복용이 어려운 경우 의료진과 상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클라리스로마이신을 포함하는 삼제요법 (아목시실린, 클라리스로마이신, 통상적인 양성자 펌프 억제제)이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에 일차 약제로 추천됐다. 이 치료의 주요 문제점은 제균 성공률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균치료 약제 중 클라리스로마이신을 포함한 항생제에 대한 헬리코박터균의 저항성이 제균 성공률 감소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제균 성공률 또한 지난 20년동안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최근 70~75%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항생제 저항성에 대한 지역적 차이 또한 존재하며 이러한 차이가 제균 성공률의 차이를 유발할 수 있다.
 
-한국의 헬리코박터균의 항생제 내성의 지역적 차이는.

► 최근 우리나라 전역에 대해 항생제 내성 패턴을 조사한 연구 보고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은 제균 치료 약제와 지역에 따라 상이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특히 메트로니다졸과 퀴놀론 항생제 내성에 대한 지역적 차이가 다양하다. 아목시실린, 클라리스로마이신, 메트로니다졸, 테트라사이클린, 퀴놀론에 대한 헬리코박터균 다제 내성 비율은 25.2 퍼센트, 퀴놀론을 제외한 주요 약제에 대한 다제 내성 비율은 11.2 퍼센트로 보고되고 있다. 서울과 충청 지역은 비교적 낮은 다제 내성 비율을 보였다. 효과적인 제균 전략을 세우기 위해 이러한 항생제 내성에 대한 세부적인 전국적인 매핑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항생제 내성에 대한 최적의 약제 요법은.

►항생제 내성과 관련해 치료 전 항생제 감수성 검사는 균배양이 어렵고, 항생제 내성의 결과와 실제 투약의 결과가 맞지 않으며, 경험적 치료보다 맞춤형 치료가 우월한지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근거가 없는 등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제한점이 있다. 이에 따라 더 좋은 제균 성공률을 보여주는 최적의 경험적인 약제 요법을 찾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1141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비교 연구에 따르면 10일 순차 치료 (양성자 펌프 억제제 표준 용량과 아목시실린 하루 2회 5일간 이후 양성자 펌프 억제제 표준 용량, 클라리스로마이신, 메트로니다졸 하루 2회 5일간 투여)와 10일 동시 치료 (양성자 펌프 억제제 표준 용량, 클라리스로마이신, 아목시실린, 메트로니다졸 하루 2회)가 7일 표준 삼제 요법 치료 (양성자 펌프 억제제 표준 용량, 아목시실린, 클라리스로마이신 하루 2회)보다 더 나은 제균 성공률을 보여주었다. 임상진료지침 개정안에 대한 전문가 합의에 따르면 일차 제균 치료로 14일 표준 삼제 요법 치료, 또는 10일 순차 치료, 또는 10일 동시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나성률 기자 (nasy2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