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혁신성장추진기획단' 전문임기제 채용 '아직'...코로나19로 '한걸음모델' 발표 지연

[표=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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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년을 맞은 기획재정부의 혁신성장추진기획단이 조직시한 2년의 반환점을 돌고도 민간과 교두보 역할을 할 '전문임기제 공무원' 채용을 끝맺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사태로 타다-택시를 비롯한 신사업과 기존 산업 간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한걸음' 모델 발표도 기약 없이 밀리고 있다.

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혁신성장추진기획단에는 전문임기제 공무원 채용을 1년째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출범 당시 혁신성장추진단은 전문임기제(5급 상당) 민간 전문가 5명을 충원해 이전의 민간공동본부장 자리를 민간 전문임기제 공무원과 혁신성장민간자문단으로 대체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 6월 데이터·인공지능(AI)·바이오 등 첨단 산업분야 민간 전문가를 채용하겠다는 공고문을 올렸다. 그러나 채용일정상 8월 말이면 5명이 채용됐어야 했지만, '스마트산단 분야' 인원을 충원하지 못하면서 8개월 가량 채용이 연기됐다.

사실상 해당 조직은 내년 4월까지 2년을 시한으로 운영되는 조직인데도 불구하고 인원정비에만 절반이 넘는 긴 시간이 할애됐다.

일각에서는 AI·미래차 등 첨단기술 인재에 대한 수요가 워낙 높은데다 젊은 인재들이 공무원 조직에서 일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해당조직의 전신인 혁신성장본부에서 4개월 만에 이재웅 공동본부장이 사직한 후 국장급 공무원이 수장을 맡으면서 본래 취지와 달리 조직 내 민간 역할이 사라져 관치(官治)조직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존 업무도 차질을 빚고 있다. 기업 현장을 찾아 투자 애로를 듣고 해소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된 '투자지원 카라반'도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다.

전신인 혁신성장본부 출범 초기에는 주 1회 방문을 목표로 한 달에 3~4차례 투자지원 카라반 행사가 이뤄졌지만, 현재 민간과 자료를 주고받는 데 그치고 있다.

[표=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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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월 중 내놓기로 예고했던 사회적 타협 메커니즘 '한걸음 모델'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발표시점이 미뤄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모델의 세부내용이 거의 확정된 상황”이라면서 “다만 코로나19 등으로 발표시점이 밀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발표된 올해 경제정책 방향에 처음 등장한 한걸음 모델은 새로운 사업이 출현하면 정부와 이해관계자, 전문가그룹이 의견을 나누고 상생혁신기금과 이익공유 협약(MOU) 체결, 협동조합 결성, 규제샌드박스 등을 통해 합의점을 도출한다.

다만, 한걸음 모델의 구체적 모형이 발표되지 않아 선언적 성격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상생혁신기금의 경우 액수·재원·절차 등 프로세스가 정해진 바가 없다.

일각에선 정부가 신·구 산업 간 갈등 구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는데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