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온고지신]위성탑재체도 세계 수준에 도달 앞둬

용상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용상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코로나19 확산으로 관심을 크게 받지는 못했지만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에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을 관측할 수 있는 천리안위성 2B호가 발사에 성공했다. 발사 후 2주가 지난 현재 천리안위성 2B호는 당초 목표로 했던 동경 128.25도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본격적인 해양 및 환경 관측 임무 수행에 앞서 몇 개월 동안 천리안위성 2B호에 실려 있는 해양탑재체와 환경탑재체에 대한 초기 점검에 들어갈 계획이다. 해양탑재체는 성능검증을 시작해 올 10월부터는 한반도 주변 해양관측 서비스를, 환경탑재체는 내년 초부터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을 감시하고 미세먼지 예보 등에 활용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천리안위성 1호 발사를 하면서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에서 해양관측을 시작했다. 이후 많은 기술적 난이도를 극복하고 이번에는 천리안위성 1호에 탑재된 해양탑재체 보다 공간해상도가 4배나 향상된 해양탑재체를 개발 성공하고 천리안위성 2호에 탑재했다. 앞으로 해양탑재체는 한반도 주변의 해양 재해·재난 저감을 위한 실시간 적조 발생 감시, 유류 사고, 해일 감시, 육상 담수의 이동, 오염물 이동 및 확산 관측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측 정보의 가공을 통해서 수산자원 관리와 같은 새로운 활용도 가능하다.

또 천리안위성 2B호에 탑재된 환경탑재체는 화석연료 연소 시 발생하는 기체 상태의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포름알데히드 등 미세먼지 유발물질들이 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산란하는 특성을 이용한 초분광 기술을 활용하여 관측·분석하면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농도 계산 가능하다. 내년부터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북부, 몽골 남부까지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이 어디서 발생되고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관측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지상관측과 항공관측으로는 알 수 없었던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물질의 배출원부터 이동 경로까지를 추적할 수 있게 된다. 천리안위성 2B호 발사로 우리나라는 주변국으로부터의 환경안보를 지키게 된 것은 물론 한 발 더 나아가 앞으로 발사될 미국과 유럽의 환경관측위성들과 함께 전 지구적인 환경 오염물질 감시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도 인류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천리안위성 2B호 발사는 국내 위성개발사에서도 큰 이정표를 남기게 됐다. 30년 전 소형 과학위성에서 시작해 이제는 세계적 수준의 중대형 정지궤도 위성을 개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위성 본체와 시스템 개발은 물론 그 동안 뒤처져 있던 고난도의 환경탑재체와 해양탑재체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탑재체 개발은 설계부터 조립과 정렬, 환경시험과 통합시험까지 전 단계를 진행할 수 있는 기술력이 필요한데 이번 탑재체의 모든 개발과정이 국내 주도로 진행되어 이제는 위성탑재체 분야도 위성선진국과 비등한 기술력을 보유하게 됐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저궤도위성의 관측용 탑재체와 달리 정지궤도위성의 관측 탑재체는 지구로부터 약 60배나 더 멀리 떨어져 있어 탑재체 광학 성능이 외부 환경에 매우 민감하다. 작은 떨림으로도 영상 품질이 확연히 저하될 수 있는 차이를 만들 수 있어서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복잡한 시스템이 적용되는 것이 필수적이다. 뿐만 아니라 반사경, 카메라전자부, 광구조체 등 탑재체 부분품과 부품을 단계별로 국내 개발하고 있다. 탑재체 전체를 우리 기술로 개발할 시점이 곧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

천리안위성 2B호의 탑재체 기술과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다양한 관측 임무에 필요한 탑재체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탑재체 개발 인프라 구축 등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용상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ssyong@ka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