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원격 수업 '필수' PC·노트북 '특수'

위메프·이베이 등 온라인몰 북적
태블릿·모니터 등 판매 일제히 증가
중소업체도 늘어난 수요 대응 분주
中 셧다운 여파...부품 수급 일부 차질

[이슈분석] 원격 수업 '필수' PC·노트북 '특수'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정부가 온라인 개학을 추진하면서 PC 업계가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달 9일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다. 일주일 뒤인 16일은 초등학교 4~6학년과 중학교 1~2학년, 고등학교 1~2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한다. 초등학교 1~3학년은 20일 온라인 개학을 한다.

온라인 개학은 전국 모든 학교가 대상이다. 원격 수업을 위해서는 PC와 IT 기기 등을 필수로 갖춰야 한다. 온라인 개학과 더불어 재택 근무까지 확대되면서 PC를 비롯한 프린터, 웹캠 등 IT업계가 모처럼 호황을 맞았다. 업계는 수요 대응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온라인 개학 '코앞'...PC 수요 폭증

온라인개학 PC업계 호황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온라인개학 PC업계 호황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온라인 개학에 맞춰 PC수요 폭증이 눈에 띈다. 통상 PC는 입학, 개학 직전인 2월이 성수기다. 올해는 코로나19로 PC 매출과 수요가 3월로 상당수 넘어갔다는 분석이다. 아카데미 시즌 성수기인 졸업, 입학 시즌에 재택 근무, 온라인 개학 등이 수요 증가를 이끌었다. 업계는 온라인 개학 이후에도 PC수요가 당분간 예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위메프는 3월 12일부터 4월 1일까지 3주간 노트북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44% 늘었다고 밝혔다. 태블릿PC, 모니터 구매자도 40%, 53%씩 각각 증가했다.

이베이코리아 G마켓과 옥션의 1분기 판매 자료에 따르면 노트북과 모니터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1%, 12% 증가했다.

감염 예방을 위해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삼가면서 온라인 매출이 크게 뛰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온라인개학 PC업계 호황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온라인개학 PC업계 호황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국내 1, 2위 노트북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월 노트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계 PC 제조사도 PC 판매와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HP, 레노버, 에이서, 에이수스 등은 주로 온라인 마켓에서 판매가 늘고 있다.

에이수스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2월 노트북 판매량은 최근 3년 중 최고 판매 대수를 기록했다”면서 “2018년 2월과 비교해도 2배 가량 많이 판매했다”고 말했다.

에이서 관계자도 “전년 동기 대비 노트북 판매량이 증가했고 제품 관련 문의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중소 PC업계도 수요 대응 전략을 짰다. 국내 중소PC 업체들은 '가성비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주연테크는 온라인 강의용 데스크톱 특가 한정판매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주연테크 관계자는 “예년보다 훨씬 더 다양한 PC 라인업을 선보여 온라인 개학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공장 셧다운 영향...'부품 수급 일부 차질'

코로나19 영향이 노트북 제조와 공급에도 영향을 일부 미쳤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노트북과 PC 대부분이 중국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중국의 PC 생산 공장이 셧다운 된 이후 생산이 중국 현지 상황은 완전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밀려드는 수요 급증에 대응이 원활치 않다는 이야기다.

PC업계 관계자는 “2월보다 상황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중국 생산 현장이 완전 정상 가동 되지는 않고 있다”면서 “주문과 공급까지 아직 시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업체들은 예약판매를 확대하며 고객 수요를 붙잡아 두고 있다. 예약 구매 후 몇 주 뒤 고객배송이 가능한 업체도 일부 있다.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소비가 꽁꽁 언 상황에서 모처럼 PC업계가 바쁜 상황이지만 제품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온라인 개학이 다가오자 PC 구매는 물론 기존 오래된 노트북을 수리하려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다자녀를 가진 경우 PC를 여러 대 새로 구입하기 보다는 기존 가정 내 PC를 최대한 업그레이드, 수리해 사용하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집에 오래돼 사용하지 않고 방치해둔 IT 기기를 되살리거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려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