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쇼핑몰 주말 휴업 공약…스타필드·롯데몰 사업 제동 걸리나

스타필드 하남
스타필드 하남

복합쇼핑몰이 사면초가다. 여당이 출점·영업제한을 골자로 하는 공약을 내놓으면서 스타필드와 롯데몰 사업 확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주말 의무휴업 규제가 시행되면 유통기업은 물론 입점 소상공인도 매출 타격이 우려된다. 오히려 복합쇼핑몰 집객이 주변 상권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를 미쳤다는 분석도 제기돼 규제 정당성을 놓고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4·15 총선을 겨냥해 복합쇼핑몰 출점·영업제한을 골자로 하는 공동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도시계획단계부터 복합쇼핑몰 입지를 제한하고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의무휴무일을 지정하도록 했다.

유통업계 시름도 깊어졌다. 소비형태 변화와 영업규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대안으로 꼽히는 복합쇼핑몰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총선 이후 가시화될 공산이 커져서다.

신세계는 올해 스타필드 안성 개장을 앞두고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은 복합쇼핑몰 개발에 올해 2179억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롯데 역시 백화점·할인점 등 기존 유통매장에 대해서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세웠지만 복합쇼핑몰은 내년 의왕 백운지구에 신규 출점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복합쇼핑몰 주말 의무휴업 규제가 시행될 경우 사업운영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스타필드의 경우 주말 방문객이 평균 9만~10만명으로 주중 대비 두 배가량 많다. 특히 입점 상인의 70%는 소상공인이거나 자영업자다. 임대료를 감수하고 입점했지만 한 달에 두 번 주말에 장사를 못하게 되면 생존 자체가 어려울 정도의 손실을 입게 된다.

업계는 복합쇼핑몰과 전통시장·골목상권은 경쟁 관계 구도가 아니라고 항변한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복합쇼핑몰은 단순 식료품 판매가 아닌 지역 상권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문화·스포츠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주를 이룬다”면서 “소비와 여가를 함께 누리는 새로운 개념의 유통업태”라고 말했다.

복합쇼핑몰이 주변상권에 악영향을 끼치는 게 아닌 오히려 지역 상권을 활성화시킨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유통학회의 '복합쇼핑몰이 주변 점포 및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타필드시티 위례가 문을 연 지 1년 만에 반경 5㎞ 내 상권 매출도 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5㎞내 의류점의 경우 매출이 38.3%, 과일가게·정육점 등 농수축산물 점포는 8.4% 증가했다. 주변 음식점은 5.7%, 커피전문점은 8.1%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올해 1월 발간한 '대규모유통업체의 출점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연구 논문에서도 “중소유통업체나 정책당국이 우려하는 것과는 달리 대형마트·SSM이 지역경제에 반드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집객효과로 인해 상호 보완관계에 있는 업종에 긍정적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다”고 시사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약 취지가 소상공인 보호에 있는 만큼 형평성 측면에서 복합몰 입점 영세상인 입장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면서 “주말 영업 규제는 소비자 후생은 물론 집객 효과를 공유하는 주변 상권에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