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SWIFT 시스템 이원화…유사시 업무 연속성 확보

대체사업장 '용인 인재개발원'에
이달 말 본점과 동일 인프라 구축
글로벌 외화 이체업무 상시 가동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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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출입은행(행장 방문규)이 글로벌 결제 시스템을 이원화한다. 향후 비상상황 시 본점이 폐쇄되더라도 경기도 용인 대체사업장에서 '국제은행 간 통신협정(SWIFT)'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다.

수은은 이달 말 경기도 용인 인재개발원에 SWIFT 시스템 인프라 구축을 완료한다. 현재 보안장비 도입, 전용회선 설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본점과 동일한 외화이체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갖춘다.

SWIFT 시스템은 은행권 필수 IT 시스템 중 하나로 꼽힌다. SWIFT는 회원 은행 간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 조직이다. SWIFT에 세계 200여개국 1만1000여개 금융기관이 가입했다. 국내외 은행 간 외화 이체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해당 시스템이 상시 가동돼야 한다.

경기도 용인 인재개발원은 유사시 수은 대체사업장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코로나19 유행은 SWIFT 시스템을 이원화하는 방아쇠가 됐다. 지난 2월 말 수은은 본점을 일시 폐쇄했다. 본점 근무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서다. 초유의 사태였다. 폐쇄 와중에도 필수 시스템 가동 인력은 본점에서 방호복을 입고 근무를 강행해야만 했다. SWIFT 시스템 역시 본점 폐쇄 와중에 가동됐다.

수은은 전용 단말기(PC)를 이용해 SWIFT 전용망에 접속한다. 정보보호를 위해서다. 현재까지 본점에 마련된 시스템을 이용해야만 한다. 내달부턴 본점 시스템이 불가능할 경우 용인 인재개발원에서 본점·재해복구센터(DR) 시스템으로 접속한 뒤 핵심 업무를 지속할 수 있다. 직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SWIFT를 가동하지 않아도 된다.

수은 측은 “유사시에도 외화 이체업무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은은 용인 인재개발원 내 부지에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기존 본점 데이터센터 인프라로는 늘어나는 데이터를 소화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새로운 데이터센터로 데이터 처리량을 대폭 확장한다. 데이터센터 다변화는 위험성을 분산하는 효과도 가져온다.

이를 위해 수은은 올해 초 이사회에서 데이터센터 신축 기본계획을 통과시켰다. 현재는 착공 전 단계다. 올해 6~9월 중 전문기관 컨설팅을 거친 후 개념설계도를 작성한다. 실제 운영은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30년 이상 사용 가능한 IT 기반을 마련한다는 게 수은 목표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