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WHO 세계보건총회 아시아 대표 기조발언 요청 받아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하고 코로나19 관련 공조 등을 논의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하고 코로나19 관련 공조 등을 논의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6일 테드로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으로부터 세계보건총회(WHA) 기조발언을 요청받았다. WHA는 WHO 최고 의결기관으로, 다음달 화상회의로 개최된다.

문 대통령은 외교채널을 통해 구체적으로 협의키로 했다. 문 대통령이 기조발언을 최종 수락하면 메르켈 독일 총리(유럽 대표),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아프리카 대표)과 함께 WHA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기조발언을 하게 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 요청으로 6일 오후 4시부터 25분간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지난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 때 영상으로 얼굴을 뵈었는데, 오늘 전화로 말씀을 나누게 되어 반갑다”고 인사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통화 제안을 수락해 주셔서 감사하다. 오늘 통화를 요청한 것은 대통령께서 코로나19 사태에 발휘한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어제로 한국 내 확진자가 가장 감소했다는 반가운 보고를 받았는데, 한국의 상황이 호전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적극적인 검사와 진단, 확진자 동선 추적 등 한국의 포괄적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전 세계 정상들에게도 한국의 이러한 포괄적 접근 방식이 공유될 수 있도록 독려해 주시면 좋겠다. 대통령께서 직접 목소리를 내시는 것이 중요하며, 그럴 경우 각국이 적극적으로 경험을 공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일관되게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의 3대 원칙에 따라 대응하고 있고 WHO 권고에 따라 인적·물적 이동의 불필요한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사무총장을 비롯해 WHO 차원에서 우리의 방역 역량과 공중보건 조치를 높이 평가해 주시고 신뢰해 주시는 것에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20명 안팎의 국가 정상들과 통화하면서 코로나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각국에서 요청하는 방역 노하우와 방역 물품에 대해 형편이 허용하는 대로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WHO뿐만 아니라 유엔 주도 코로나19 대응 프로그램 등에도 기여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전례 없는 글로벌 보건 위기 상황에서 WHO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국제 단합을 통한 적극적 대응으로 코로나를 퇴치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WHO가 '전략적 대비대응계획'을 수립해 보건시스템이 취약한 국가를 지원하고, 각종 보건 이니셔티브를 통해 국제사회 연대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WHO는 코로나 19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신속한 조정과 지원을 위한 전략적 대비대응계획을 지난 2월 5일 발표, 이달 1일 기준으로 총 6억7700만달러를 유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20개국 정상과 통화를 했다니,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단히 감사드린다”면서 “중요한 일을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특별한 제안'을 하고 싶다면서 “하나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진단키트 등 방역 물품 현물 지원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5월에 화상으로 개최될 세계보건총회에서 아시아 대표로 대통령께서 기조발언해 달라는 것”이라고 요청했다.

각국이 코로나19 대응에 관한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초청해 주셔서 감사하다. 강경화 외교장관 등 외교채널을 통해 구체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