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3세대 G80, 안팎 꽉 찬 '프리미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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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고급 디자인 정체성 구축
운전자 편의 중점 실내 공간 구성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적용
과속 방지턱도 부드럽게 넘어

'우리는 새로운 G80에 감동했다.(카앤드라이버)', '신형 G80는 BMW 5시리즈의 강력한 라이벌이다.(로드앤트랙)'

제네시스 새 럭셔리 세단 G80 3세대 모델에 대한 미국 유명 자동차 전문지들의 평가다. 외신들의 호평처럼 지난달 31일 시승을 통해 체험한 신형 G80은 깜짝 놀랄만한 완성도를 보여줬다.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G80.>

G80을 타면서 자연스레 다른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의 특징이 떠올랐다. 멀리서도 한눈에 제네시스임을 나타내는 뚜렷한 디자인 정체성과 고급스런 실내 구성은 메르세데스-벤츠, 날카로운 핸들링과 안정적 주행 감각은 BMW가 연상됐다. LED로 멋을 낸 램프와 똑똑한 운전자 보조 기능은 아우디, 바람 소리를 완벽하게 차단하는 정숙성과 훌륭한 마감 품질은 렉서스를 닮았다.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G80.>

후발주자로서 독일과 일본 주요 프리미엄 브랜드의 장점을 스폰지처럼 흡수한 느낌이었다. 전체적 디자인 완성도나 품질 면에서 오히려 경쟁 모델을 압도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서울 양재동에서 경기 용인을 왕복하는 약 80㎞ 구간에서 G80을 시승했다.

제네시스 G80 실내.
<제네시스 G80 실내.>

시동을 걸면 하이브리드차를 탄 것처럼 소음이나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을 만큼 조용하다. 시승차는 가솔린 2.5 터보, 가솔린 3.5 터보, 디젤 2.2 세 가지 엔진 가운데 3.5 터보 엔진을 적용한 최상위 트림이다.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0㎏·m의 넉넉한 힘에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을 조합했다.

도심 주행에선 컴포트, 고속 주행에선 스포츠 모드를 사용해 달려봤다. 컴포트 모드에선 기존 세대 장점인 편안한 승차감에 초점을 맞춰 부드럽고 우아한 주행 감각을 보여준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시트가 몸을 조여주면서 빠른 가속 반응과 묵직한 핸들링 감각으로 힘찬 달리기 실력을 느낄 수 있다.

제네시스 G80 운전대와 계기판. / 정치연 기자
<제네시스 G80 운전대와 계기판. / 정치연 기자>

과속 방지턱을 빠르게 넘어봤다. 40㎞/h에서도 흔들림 없이 부드럽게 충격을 흡수한다. G80에는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을 통해 노면 정보를 사전에 인지하고 서스펜션을 미리 제어, 차량의 상하 움직임과 충격을 줄이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한적한 도로를 찾아 스포츠 모드를 설정하고 제로백(0→100㎞/h)이라 불리는 가속 성능을 테스트했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힘껏 밟으니 5초 중반대에 100㎞/h를 돌파할 수 있었다. 스포츠 세단 못지않은 가속력이다. 힘도 좋지만 직진 안정성도 뛰어났다.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G80.>

반자율주행에 가까운 고속도로 주행 보조도 편리한 기능이다. 속도는 물론 곡선 주행까지 보조해준다. 끼어드는 차량이나 과속 카메라까지 감지해 속도를 줄여준다. 방향지시등 스위치 조작 시 운전대를 제어해 차로 변경을 보조하는 기능도 있지만, 작동 조건이 까다로워 실제 사용은 쉽지 않았다.

제네시스 G80 외관. / 정치연 기자
<제네시스 G80 외관. / 정치연 기자>

연비는 조금 아쉽다. 시승차인 3.5 가솔린 상시 사륜구동 모델 기준 공인 복합연비는 ℓ당 8.4㎞(도심 7.3㎞, 고속도로 10.3㎞) 수준이다. 도심과 국도, 고속도로를 포함한 시승 구간에서 연비를 의식하지 않고 달린 결과 ℓ당 7.2㎞를 기록했다. 대배기량 엔진과 구동 방식, 무게 등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지만, 연비를 고려해야 하는 고객을 위해 디젤 모델 외에도 새 전동화 모델 출시를 서둘렀으면 좋겠다.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G80.>

목적지에 도착해 외관을 살폈다. G80는 2세대보다 전폭을 35㎜ 넓히고 전고를 15㎜ 낮춰 후륜구동 세단이 갖출 수 있는 이상적 비율을 찾은 모습이다. 앞모습은 제네시스의 디자인 시그니처로 자리 잡은 크레스트 그릴과 두 줄로 설계한 쿼드램프로 웅장한 이미지를 나타낸다.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G80.>

옆에서 보면 군더더기 없는 차체 표면 위에 전면부터 후면으로 갈수록 점점 낮게 이어지는 라인이 클래식카처럼 우아하다. 20인치에 달하는 커다란 휠과 근육질처럼 두툼한 펜더가 역동적 느낌을 더한다. 뒷모습도 신선하다. 쿼드램프와 말굽 형태로 둥글게 음각 처리한 트렁크 표면으로 독창적 인상을 표현했다.

제네시스 G80 실내. / 정치연 기자
<제네시스 G80 실내. / 정치연 기자>

제네시스는 G80 실내에 여백의 미를 담았다고 설명한다. 여유로운 개인 공간을 추구하면서도 최적화된 배치로 운전자 편의성에 중점을 뒀다. 가장 감탄스러운 부분은 훌륭한 실내 소재다. 만듦새 하나하나 디자이너가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트와 운전대에 촉감이 좋은 천연가죽 소재를 입히고 원목 색상과 질감을 그대로 살린 목재 장식을 곳곳에 더했다.

시트에 앉으면 A필러 두께를 줄이고 대시보드가 일반 차량보다 살짝 낮게 자리하면서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운전대 절반을 기준으로 상단부 시계 영역과 하단부 조작 영역을 구분해 시야를 최대한 확보했다.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G80.>

시승차 가격은 사륜구동 시스템과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등 모든 옵션을 적용해 8157만원에 달한다. 상품성만큼 가격도 높은 편이다. 시승을 통해 확인한 G80은 제품 자체만 놓고 본다면 벤츠나 BMW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큰 손색이 없을 정도로 완결판에 가까운 상품성을 보여줬다. 이제 남은 건 제네시스만의 브랜드 헤리티지와 로열티를 구축하는 일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