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펀드 결성 기대감에 액셀러레이터 신규 등록 급증...초기투자시장도 다각화

올 들어 23개 신청...전체 237개 달해

벤처투자촉진법 시행을 앞두고 액셀러레이터 등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오는 8월부터 액셀러레이터에게도 벤처펀드 결성이 허용되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화 액셀러레이터도 속속 등장하는 등 초기 벤처투자 시장이 다양화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블록크래프터스와 씨앤벤처파트너스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에 액셀러레이터 등록을 신청했다. 이달 들어서만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를 비롯한 총 4개 업체가 액셀러레이터로 신규 등록했고 이후로도 추가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총 23개 액셀러레이터가 신규 등록했다. 전체 액셀러레이터 수는 237개로 지난해말 기준 창업투자회사(149개) 수를 훌쩍 넘어섰다.

액셀러레이터 전문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액셀러레이터 등록 초기까지만 해도 대부분은 기술분야 또는 바이오 분야 전반에 대한 기업 육성을 내걸었다. 최근 들어서는 소셜임팩트, 에듀테크, 푸드테크, 블록체인, 해양수산 분야 등 개별 산업에 특화한 액셀러레이터까지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액셀러레이터 특화 분야가 점차 나타나면서 중기부가 아닌 각 사업 부처 차원에서도 액셀러레이터를 활용한 기업 육성에 나서기 시작했다. 특히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각 부처마다 미래 산업 진흥이 필요한 분야에서 액셀러레이터와 연계한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해양수산 신산업, 농식품 미래기술, 스포츠산업, 관광 산업 등 분야도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각 부처 단위에서 액셀러레이터와 연계한 사업을 추진하는 주된 이유는 해당 분야의 유망 기업을 발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민간의 투자까지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해양·농식품·스포츠·관광 분야처럼 아직 시장이 무르익지 않은 영역에서는 벤처캐피털(VC)의 투자보다는 기업 발굴과 육성이 더욱 시급한 과제이다.

액셀러레이터 역시도 정부 지원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분위기다. 외국계나 대기업, 대학 등의 지원을 받지 않는 독립형 액셀러레이터의 경우 뚜렷한 수익 모델이 아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대형 액셀러레이터를 제외하면 보육 공간 제공 등에 따른 수익으로 사업을 이어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개인투자조합을 통한 투자 역시 극초기 단계에 소규모로 이뤄지는 만큼 조기 회수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

최근 들어 액셀러레이터의 신규 등록이 이어지는 것 역시 앞으로 벤처펀드 결성이 허용되는 만큼 긴 시각으로 기업 발굴과 육성,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오는 8월 시행되는 벤처투자촉진법에는 액셀러레이터에게도 벤처펀드 결성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액셀러레이터 업계 관계자는 “아직 액셀러레이터 가운데 상당수가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정부는 필요한 기업을 추천받을 수 있고, 액셀러레이터 입장에서도 운영에 부담을 덜면서도 특화 영역을 개척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벤처펀드 결성이 허용될 경우 전략적 투자를 통해 더욱 확실한 영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 차원에서도 벤처투자촉진법 제정을 계기로 액셀러레이터 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 건의 등 활동을 넓혀나갈 방침이다.
이준배 액셀러레이터협회장은 “이번 제도 마련으로 인해 액셀러레이터 업계 역시도 개별 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목표”라면서 “원석을 발굴해 보석으로 가꾸고 시장에서도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초기 투자 시장 밑단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벤처펀드 결성 기대감에 액셀러레이터 신규 등록 급증...초기투자시장도 다각화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