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명의 사이버펀치]<160>'코로나19 전투'의 최종 병기

[정태명의 사이버펀치]<160>'코로나19 전투'의 최종 병기

“강의하는 거 별로 재미없네요.” 강단에서 가르치는 일을 최상의 낙이라 입버릇처럼 말하던 선배가 무심코 내뱉은 말이다. 인터넷과 온라인 강의 도구는 배우면 되지만 온라인 교육은 적응하기 어렵다. 기술로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생각의 차이는 맞춤형 정책을 입안하지 않으면 풀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있다. 특별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이번 코로나19와의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완벽한 승리를 위해 최종 병기를 장착할 시간이다.

[정태명의 사이버펀치]<160>'코로나19 전투'의 최종 병기

대학이 온라인 강의로 개강하고 초·중·고등학교도 온라인 개학을 단행했다. 대안이 없는 선택이지만 최선이 아님은 분명하다. 온라인 강의가 불편한 교수와 원격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이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과 수험생들에게 인터넷 강의가 가져올 피해는 예측조차 할 수 없다. 소수의 피해자 보호를 위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부적응자 대상의 다양한 방식과 오프라인 대면 코칭도 도입해야 한다. 획일화된 정책을 무조건 따라오라는 요구는 항상 부작용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정태명의 사이버펀치]<160>'코로나19 전투'의 최종 병기

일부지만 우리나라가 개인정보 남용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통신자료와 신용카드 정보 등 개인정보를 활용해 추적하고, 동선을 공개하기 때문이다. 공개되는 정보가 타 정보와 결합돼 개인을 유추할 수 있으면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 다행스럽게도 정부는 최소한의 정보 공개, 활용 후 정보 폐기, 개인정보취급자 관리, 정보 접근 모니터링 등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성별, 거주 지역, 종교, 유학 여부 등 바이러스 전파와 직접 관련이 없는 불필요한 정보는 감추고 개인정보 취급자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수고의 대가(代價)가 비난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와 가족 신상이 까발려지고, 마치 큰 죄를 지은 것 같아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은 이해 부족의 소산이다. 자가 격리 지침을 어겼다 해서 전자밴드를 채우는 처사도 지나치다. 일벌백계로 질서를 잡으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국가의 주인인 국민을 대하는 태도는 아니다. 전 국민이 힘을 합쳐 바이러스와 싸우는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위가 첫째지만 한 사람의 인권 지킴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실수한 국민도 이해하고 배려하는 여유가 필요하다. 바이러스 잡기에 열중하는 와중이라 해도 의도치 않게 발생하는 실수는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태명의 사이버펀치]<160>'코로나19 전투'의 최종 병기

어느 정도 사태가 진정되면 책임과 공과를 따지는 전례를 경험했다. 이번 사태는 예전과 달리 정부 정책 오류와 의료진 미숙함이라도 이해하고 응원하는 분위기가 지속되기 바란다. 웬만한 실수는 특정 목적에 몰입해 자연스레 생기는 부작용으로 이해할 수 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이를 이해하려는 국민의 노력이 절실한 때다.

코로나19로 사회 갈등이 야기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노년층의 심각성에 비해 젊은층의 증상이 경미하다는 이유로 방역을 무시하는 행위나 코로나19 전력으로 인한 차별이 없어야 갈등은 봉합된다. 코로나를 훌륭하게 극복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기우이기를 바라지만 행여나 이번 사태로 심각한 사회 갈등이 초래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나와 우리'가 동등하게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은 만큼 코로나가 지나간 상처를 함께 보듬고 배려하는 국민운동으로 승화돼 오히려 도약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tmchung@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