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일 맞는 청와대 국민청원...디지털로 구현한 소통창구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어떤 의견이든 국민들이 의견을 표출할 곳이 필요합니다. 당장 해결할 수 없는 청원이라도 장기적으로 법 제도를 개선할 때 참고가 될 것입니다.(문재인 대통령·2017년 11월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홈페이지 캡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홈페이지 캡쳐>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비대면(언택트)' 소통창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오는 15일 운영 1000일을 맞는다.

문 대통령이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강조하며 만든 이 온라인 소통 플랫폼은 그동안 정치·사회적 사안부터 지역·계층 민원까지 다양한 청원이 올라오며 국민과 정책 결정자 간 소통에 기여했다.

국민청원 게시판은 문 대통령 취임 100일이었던 2017년 8월 17일 청와대 홈페이지를 '국민소통플랫폼'으로 개편하며 만들어졌다. 기존 자유게시판을 리모델링했다. 의견 개진 등 일방향 소통에 머문 자유게시판과 달리 국민 청원에 정책 결정자가 직접 답하는 양방향 소통 창구다. 개설 이틀 후인 8월 19일부터 실제 운영됐다.

모티브는 미국 백악관의 시민청원 사이트인 '위 더 피플'에서 착안했다.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문재인 정부 국정철학이 녹아들었다.

국정 현안과 관련해 30일 동안 20만명 이상 국민이 동의(추천)한 청원에 대해 각 부처 장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특별보좌관 등이 직접 답했다. 청와대가 작년말 문재인 정부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낸 '데이터로 보는 국민청원' 책자를 보면 운영 약 2년 2개월간 올라온 국민청원 수는 68만9273건으로 하루 평균 851건이 접수됐다.

하루 평균 24만5000여명이 게시판을 찾아 11만3000여명이 동의(추천)을 눌렀다.

'<가상화폐규제반대>정부는 국민들에게 단 한번이라도 행복한 꿈을 꾸게 해본적 있습니까? (2017년 하반기)' '대통령님 멈춘 원전 재가동해주십시오(2018년 하반기)' 등 국가 경제·산업 정책에 대한 청원부터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청원' '더불어민주당 정당해산 청구(이상 2019년 상반기)' '청와대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반드시 해주십시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임용을 반대합니다(이상 2019년 하반기)' 등 정치적 청원도 쏟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응원합니다(이상 2020년 상반기)' 등 대통령을 향한 청원도 나왔다.

전 국민을 분노케 했던 '텔레그램 n번방 사건(2020년 상반기)'과 '버닝썬 사건(2019년 하반기)'을 등 사회 고발 청원도 많았다.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자격박탈과 적폐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을 청원합니다'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신청허가 폐지/개헌 청원합니다(이상 2018년 상반기) 등도 올라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청원은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다만 “일부 청원 요건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청원에 대해서는 숨김이나 삭제 처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시 모니터링 등을 통해 대량 중복투표로 인한 청원 왜곡도 방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국민청원 게시판이 제자리를 잡으면서 '국민과 대통령, 국민과 정부의 거리를 좁혔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민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국민에게는 직접 만나 소통하기 어려운 정부 고위관계자나 정책 결정자들에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정부 입장에선 현장의 이야기를 세세하게 들을 수 있는 장점이 크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