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장 "우리 경제 데이터 이코노미로 바뀔 것...중추 역할 맡겠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장 "우리 경제 데이터 이코노미로 바뀔 것...중추 역할 맡겠다"

“데이터 이코노미로 우리 경제 구조가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데이터 이코노미를 관리하고 유통시키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국신용정보원이 할 겁니다. 소프트한 리더십을 통해 직원들을 새로운 산업으로 잘 모셔가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장은 지난해 3월 취임했다. 3년 임기다. 취임 후 1년여간 대외적 홍보보다 내실을 다지는데 역량을 집중했다. 올해 신용정보법 개정안 시행과 함께 시작될 본격적인 데이터 경제 서막을 열기 위한 준비다.

지금까지 성과도 적지 않다. 지난해 금융 빅데이터 개방시스템(CreDB)을 오픈해 개인과 기업 관련 표본데이터를 제공했다. 금융권, 핀테크 등 스타트업, 학계·연구소 등 43개 기관들이 53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신용평가 모형 개발, 인공지능(AI) 솔루션 고도화, 학술 논문 저술 등 연구 성과를 거뒀다.

신 원장은 마이데이터 워킹그룹, 오픈 API 작업반 등 정책당국과 업계 공동의 신규 비즈니스 준비 작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금융정보 활용의 중추이자 데이터경제의 핵심 인프라로서 신용정보원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금융 빅데이터 센터 설립이라는 1차 결실을 맺은 바 있다.

신 원장은 “데이터 경제는 아직 우리가 가보지 않은 언차티드(uncharted) 분야”라면서 “금융사, 금융 유관기관과 협력하고 데이터 전문 직원을 양성해 함께 길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장 "우리 경제 데이터 이코노미로 바뀔 것...중추 역할 맡겠다"

대담=김원석 경제금융증권부장

-한국신용정보원장으로 선임된 지 1년 2개월이 지났다. 그간 어떤 일들을 했나.

▲신용정보원 설립 취지와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면서 앞으로 열리는 데이터 경제 시대에 요구되는 새로운 역할을 준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공신력 있는 데이터의 안전한 집중 관리와 이용'이라는 설립 목적이 현행 신용시스템 내에서 안정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했다. 빅데이터, 마이데이터, 데이터 거래소 등 새롭게 열리는 산업 환경 속에서 어떻게 동태적으로 실현될 수 있을지 다각도로 고민하고 준비했다. 우선 이해관계자들과 협력을 통해 향후 업무 추진과 변화 관리에 필요한 동력을 확보했다. 금융지주, 은행·보험·카드 등 금융사, 핀테크 등 스타트업, 신용정보회사 등과 소통했다. 금융정보 활용 및 데이터 경제 시대에 신용정보원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했다. 금융당국도 신용정보원의 전문성과 업무능력을 신뢰하게 됐다. 금융혁신 작업 동반자로서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또 업계와 소비자가 관심이 큰 주제로 CIS 분석보고서를 생산해 뉴스레터와 언론보도를 통해 공유했다. 초대 아시아 신용정보 네트워크(ACRN) 의장으로서 베트남 하노이 총회의 성공적 주관, 인도네시아 업계 및 감독당국과 협력관계 구축, 미국 CFPB와의 협력기반 마련,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협력관계 구축으로 국제적 위상도 강화했다.

-데이터3법 개정안이 8월 시행을 앞뒀다. 우리나라도 데이터 중심 경제로의 본격 진입이 기대된다. 데이터 중심 경제는 어떤 모습이라고 보는가.

▲데이터 경제는 데이터를 핵심 원재료로 새로운 전략과 프로세스, 상품과 서비스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해당 산업뿐 아니라 연관 산업 성장을 파급적으로 견인하는 에코 시스템이다. 데이터 경제를 구동하는 핵심 축은 이전에 없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이를 선도하는 새로운 플레이어다. 대표적으로 구글,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빅테크이다. 이들은 빅데이터·AI 기술 활용을 통해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기존 산업 경계를 허물고 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경제는 여전히 초기 단계다. 그만큼 무한한 잠재 가능성을 지녔다. 앞으로 도래할 데이터 경제의 미래는 '예상되는' 긍정적 효과보다 '예상치 못한' 창의적·혁신적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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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3법 개정안 시행 이후 신용정보원 업무 변화는.

▲신용정보원은 데이터 전문기관, 금융데이터 개방시스템 고도화, 마이데이터 서비스 지원센터 등 금융 데이터 전문 서비스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가명·익명조치의 적정성 평가, 가명정보 결합은 데이터 전문기관을 통해서만 허용된다. 신용정보원은 데이터가 안전하게 결합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운영, 가명·익명조치 안내서 배포, 교육·컨설팅 지원 등 금융기관, 핀테크 기업 등 데이터 활용 활성화를 적극 뒷받침해 나갈 예정이다.

금융 빅데이터 개방시스템(CreDB)은 신용정보원에 집중된 신용정보를 통계작성 및 학술연구 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현재 시행 중인 표본DB 서비스에서 더 나아가 맞춤형DB, 결합DB 등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업들의 다양한 상품, 서비스 개발 등 데이터 신사업 개척을 지원하겠다. 본인정보 통합조회·자산관리 등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에 따라 금융회사와 본인신용정보관리업자 간 제공되는 데이터의 범위·표준, 과금체계 등 전반적 운영방안을 신용정보원이 마련할 계획이다. 마이데이터 산업의 조기 정착 및 활성화에 앞장설 생각이다.

이와 함께 개인신용평가체계 검증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그동안 CB사의 신용평가에 대한 검증시스템이 미비하고 상시적 제도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신용정보원에 개인신용평가 체계 전반을 모니터링하는 검증위원회를 설치할 것이다. 신용평가에 활용되는 기초정보의 타당성, 평가모형의 통계적 유의성 및 안정성, 민원 및 제도개선 사항 등을 심의함으로써 개인신용평가의 정확성·공정성을 높여나가겠다.

신용정보원에서 정보활용 동의 등급 평가를 담당한다.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보장은 정보주체가 자신이 동의하는 내용을 이해하는 것을 전제로 가능하나, 소비자는 동의서 확인의 번거로움 등을 이유로 잘 확인하지 않고 있다. 신용정보원은 금융기관 등이 신용정보주체로부터 수집하는 개인(신용)정보 활용 동의서의 정보 활용 영향도, 수집정보 민감도 및 소비자 친화도 등을 감안해 평가등급을 산정·제공, 시각화한다. 소비자가 정보활용 동의에 따른 혜택 및 사생활 침해 위험 등에 대해 이해하고 동의하는 관행 정착에 기여하겠다. 정보주체의 권리보호 플랫폼도 구축할 예정이다. 신용정보원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 정보주체가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동의 내역을 한눈에 확인하고, 이를 활용해 손쉽게 정보 열람권이나, 동의 철회권 등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금융소비자 권리보호 플랫폼' 구축을 추진한다.

-은행, 카드, 보험, 증권 등 전 금융권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관련해 준비 중인 계획이 궁금하다.

▲마이데이터 산업이 활성화되면 분산돼 있는 고객 소비행태, 재무현황, 위험성향 분석 결과를 토대로 소비자에게 더욱 정교한 맞춤형 금융 상품 개발이 가능하다. 금융, 통신 등 이종산업 간 데이터의 융·복합을 통한 신규 고객층 발굴 및 혁신적 상품 개발 등 데이터의 본격적인 활용이 증대될 것이다. 기존 금융정보 외에 비금융정보(통신료, 납세정보 등)와 같은 다양한 대체정보의 개인 신용평가 모형 반영이 가능해져 고객의 위험 수준에 맞는 적절한 금융 서비스 제공이 확대된다. 한편 핀테크사 등 신규 사업자의 금융 시장 진출은 자산관리 분야 영역에서 기존 금융회사와 경쟁 구도를 형성해 금융 산업 내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다. 결국, 마이데이터로 인한 새로운 경쟁 환경에서는 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가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필수 요소다. 우리 원은 마이데이터 산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마이데이터 거버넌스 및 서비스 지원 센터 구축·운영을 준비 중이다. 우선 마이데이터 운영기준을 마련할 것이다. 현재 해외 사례(영국-OBIE, 호주-ACCC)를 중심으로 국내 마이데이터 산업 지원 기관의 전반적인 운영 실무 기준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진행 중이다. 마이데이터 산업 운영에 필요한 사항(서비스 총론, 거버넌스, 정보제공범위 과금체계, 손해배상 등) 등을 종합 정리해 가이드라인을 만들 예정이다. 또 업권별(여·수신, 카드, 금융투자, 보험) 정보제공 항목별 정의서, 표준 규격기준 마련 등 표준화·구조화 작업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데이터의 안전한 전송 및 효율적인 마이데이터 서비스 지원을 위해 '마이데이터 종합포털' 구축을 준비 중이다. 또 중·소 금융회사가 API를 직접 구축하지 않고도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대신 데이터를 전달하는 중계기관의 적용대상 업권 기준, 전반적인 운영 업무 프로세스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장 "우리 경제 데이터 이코노미로 바뀔 것...중추 역할 맡겠다"

-신현준 원장의 리더십 철학이 궁금하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쑥스럽지만 평소 중요하게 생각하는 메시지는 '전문성을 가져라'라는 말이다. 직원들한테 강조할뿐 아니라 스스로도 항상 다짐한다. 한국은 직업윤리가 약하다. 단순히 공정한 업무 처리를 넘어 맡은 업무에서 최고의 전문지식을 쌓고, 스스로 정성을 다해서 일을 해나가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직업윤리다. 전문화된 앞선 지식을 빨리 습득하지 않으면 업무를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직원들에게 자기가 있는 맡은 분야의 지식을 공부하도록 일종의 '넛지(간접적 유도)'를 하고 있다. 나 또한 공직생활을 하면서 금융지식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껴 국제재무분석사(CFA), 미국공인회계사(AICPA) 자격증을 땄다. 새롭게 데이터 경제 산업이 열리면서 빅데이터, 마이데이터 분야 전문가가 귀하다. 직원들이 차근차근 장기적으로 공부하면 누구보다 그 분야 전문가가 될 것으로 믿는다. 이미 직원 한 명이 마이데이터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분야 최고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만약 훌륭한 직원이 다른 곳에 스카우트되더라도 그들을 공공재로 생각해야 한다. 우리 원을 학습하는 조직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과제는.

▲신용정보원이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다보니 외부에서 존재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1년 넘게 일하면서 직원들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많이 해내 신정원에 대한 좋은 평가가 나온다. 원장 입장에서는 고무적이다. 원내 사기도 올라갔다. 올해 20명정도 채용계획이 있는데 우수한 직원들이 많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19로 경제 전반이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 측면에서 보자면, 코로나19를 계기로 모든 금융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이용하는 테크핀 시대가 크게 앞당겨질 것으로 본다. 금융산업은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 금융과 유통의 결합 등 불확실하고 과도기적인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신력 있는 데이터와 전 금융사와 연결된 안정적인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신용정보원은 데이터의 집중관리 및 활용을 통해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중점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장 "우리 경제 데이터 이코노미로 바뀔 것...중추 역할 맡겠다"

○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장은...

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1992년 재무부(관세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재정경제부 은행과·보험과 서기관, 금융위원회자산운용과장, 보험과장, 기획재정담당관을 지냈다. 외교부 주(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대표부 참사관, OECD 보험·사적연금위원회 부의장 등을 맡았다. 2017년부터 2년여간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장을 지냈다. 금융 전반의 식견과 경험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 3월 한국신용정보원장으로 취임했다.

정리=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