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돋보이는 삼성 현장경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시안 반도체 사업장 현장 경영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주요 기업인의 중국 방문은 이 부회장이 사실상 처음이다. 그룹 총수가 여러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자녀에게 회사 경영권을 넘기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대국민 사과' 이후 첫 글로벌 현장 경영이다. 수사와 재판이 이어지는 현재의 답답한 상황도 있겠지만 삼성의 위기 극복과 미래 투자에 대한 의지는 명확히 한 셈이다.

[사설]돋보이는 삼성 현장경영

이번 중국행은 이 부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최근 중국 양쯔메모리(YMTC)가 지난달 128단 낸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중국 '반도체 굴기'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반도체는 삼성전자를 넘어 대한민국 주력 산업이다. 여러 업종의 부침에도 꾸준하고 안정된 먹거리로 우리나라 산업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반도체가 탄탄해야 다른 산업, 다른 업종에서도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부회장이 이날 현장에서 “시간이 없다” “거대한 변화에 선제 대비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위기와 변화에도 삼성의 '초격차'를 강조한 것이다.

최근 글로벌 경제 위기는 코로나19가 핵심 원인이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를 통한 경제의 회복 주체는 기업일 수밖에 없다.

[사설]돋보이는 삼성 현장경영

일부에선 이번 글로벌 현장 경영으로 재판부의 파기환송심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의도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경제 위기 상황에서 기업 총수의 움직임이 주는 시그널까지 폄할 이유는 없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면 기업 최고 결정권자가 결단하고 움직이는 것이 가장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 부회장의 글로벌 현장 경영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