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구 박사의 4차 산업혁명 따라잡기]<44>코로나 팬데믹 이후 4차 산업혁명의 전개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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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구 박사의 4차 산업혁명 따라잡기]<44>코로나 팬데믹 이후 4차 산업혁명의 전개 방향

지난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차 산업혁명은 경착륙을 감수해야 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정체된 생산성을 보이는 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제조 혁신 패러다임을 형성하는 것을 넘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약점이 노출된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고, 붕괴된 제조업을 회생해야 하는 과제가 더해졌다. 주요 국가가 자국 중심 공급망을 구축하고 산업 보호와 보호무역 정책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경기 침체가 깊어지고 길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4차 산업혁명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경쟁국보다 먼저 값싸고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안정된 공급망 구축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산업 정책은 통합된 공급망을 재구성하고 공급망 생산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공급망관리(SCM)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해외에 진출해 있는 기업을 회귀시켜 공급망을 재구축하거나 공급망 가운데 결손 부분을 채우는 유턴(리쇼어링)이 적극 추진될 것이며, 돌아온 기업이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생산비용을 줄이는 것이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다. 생산비 절감을 위해 생산 공정 자동화가 더욱 가속될 것이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AI)이 생산 공정을 자율 제어하는 사이버-물리체계(CPS) 또는 무인 생산 체계가 빠르게 자리 잡을 것이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초고속 인터넷, 사물인터넷(IoT), 초대용량 데이터센터 등 플랫폼과 자율로봇이 연결돼 365일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되는 무인공장이 확대될 것이다. 주문받은 제품을 설계하는 과정은 물론 생산된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과정 대부분도 AI와 자율로봇이 담당하게 될 것이다. 사람 개입이 최소화(비접촉)됨으로써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요인으로 생산이 전면 중단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공장 내부 모습 또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본격 도입, 최소 비용으로 다양한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최소수의 기능별 모듈 또는 셀을 조합해 그때그때 필요한 작업을 소화해 내는 트랜스포머형의 유연한 공장이 정착될 것이다. 면도기 제조회사인 필립스는 약 600종의 면도기를 60개 생산 라인에서 제조해 왔지만 생산 기능을 5개 내지 8개로 모듈화하고 이들을 신속하고 유연하게 조합한 9개의 생산 라인으로 재조직, 제품별 수요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함으로써 신규 투자를 줄이고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붕괴된 공급망 복구에 유용한 3D프린팅 기술과 같은 적층 제조 기술이나 드론 등 자율 수송 기기에 의한 물류 체계가 빠르게 확산함으로써 글로벌 공급망이 갖춰야 할 조건으로 유연성·민첩성·지속가능성에 외부 충격에 대응하는 회복력이 추가될 것이다. 향후 SCM 방향은 다양한 종류의 복잡한 제품을 생산하는 포트폴리오 중심에서 AI나 빅데이터를 활용해 필요한 고객의 현재 및 미래 수요를 적시에 생산해서 반영하는 시나리오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다. 여러 나라가 공급망을 국가 안보 내지 비상계획의 일부로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연관된 산업과 기술 보호를 강화하고 표준이나 규격을 선점하려 할 것이다.

수출 중심 경제 구조로 돼 있는 우리나라는 경쟁국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선제 도입하고 생산 구조를 변모해야 한다. 해외로 진출한 많은 기업을 유턴시킬 수 있는 여건을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 우리의 제조업 역량은 세계의 주목을 받고 국가 이미지가 크게 개선되는 효과를 봤지만 어디까지나 팬데믹 이전 패러다임에서 하는 얘기다. 이번을 계기로 회복력 강한 유연하고 민첩한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 한국형 4차 산업혁명을 정착시켜야 한다.

다음 주에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주체들 간 역할 변화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박종구 나노융합2020사업단장, '4차 산업혁명 보고서' 저자

jkpark@nanotech2020.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