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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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 명언 가운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미국 프로야구 전설의 선수이자 감독 요기 베라가 한 말이다. 이 말은 1973년 시즌이 진행되고 있을 때 한 기자와의 대화에서 나왔다.

당시 베라가 감독을 맡고 있던 뉴욕 메츠는 지구 선두인 시카고 컵스에 9.5게임차로 뒤지고 있었다. 이때 한 기자가 베라 감독에게 “시즌이 끝난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발끈한 베라 감독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후 베라 감독이 이끄는 메츠는 달라진 팀이 돼 점수를 쌓아 나갔고, 기적 같은 대역전극을 펼치며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그해 메츠는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고,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준우승을 거뒀다.

이후 베라 감독의 말은 야구계 명언이 됐고, 워낙 유명해지면서 야구를 넘어 일상에서도 자주 쓰는 말이 됐다.

지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 베라 감독의 말이 떠오른다. 한국은 세계가 놀랄 정도로 뛰어난 방역 활동과 치료를 통해 코로나19 대응 모범국으로 떠올랐다. 정부를 비롯해 의료진, 국민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노력한 끝에 감염자 수가 급격히 줄었다. 코로나19 사태가 거의 끝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태원발 감염이 발생됐고, 이후 지역사회로 전파되며 최근 감염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을 지키고, 개인 방역도 철저히 해야 한다. 한순간의 방심이 지금까지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코로나19는 언제든 다시 확산할 수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모든 국민이 되새겨야 할 때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