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리허설 하듯 프리콘 활용…프로젝트 성공 가능성 커”

[인사이트]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리허설 하듯 프리콘 활용…프로젝트 성공 가능성 커”

“세계 영화제를 휩쓴 봉준호 감독이 콘티 작업을 통해 한 컷 한 컷을 준비하듯 모든 프로젝트는 리허설이 필요합니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끄는 노하우를 담은 '프리콘-시작부터 완벽에 다가서는 일'(MID 刊)을 출간했다.

국내 최고 건설사업관리(Construction Management) 전문 기업인 한미글로벌을 설립한 후 세계 58개국에 진출한 김종훈 회장이 수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얻은 성공 공식을 이 책에 담았다.

김 회장은 한국 CM의 선구자이자 CM의 토대를 이루는 '프리콘' 전도사다. CM은 사업주를 대신해 기획·설계에서 발주·시공·감리에 이르는 건설사업의 모든 과정을 관리·감독하는 것을 말하며 프리콘은 도면상에서 건설 과정을 검토하고 예측·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 회장이 강조하는 프리콘은 시경(詩經)에 나오는 '절차탁마(切磋琢磨)'라는 고사성어와 닿아 있다. 좋은 옥(玉)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순서와 절차가 필요하며 적절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즉 옥석(玉石)을 자르고(切) 갈고(磋) 쪼고(琢) 다시 가는(磨) 것처럼 프리콘은 원가, 일정, 품질에 관한 모든 사항을 시공 전에 검증해 프로젝트가 계획에 따라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사전 활동이다.

한마디로 프리콘은 '건물 미리 지어 보기'다. 때문에 프리콘이 제대로 진행되면 기간과 비용을 줄여 초기 단계부터 프로젝트 성공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서울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해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 삼성전자 정보통신연구소(R3)·디지털미디어연구소(R4)·모바일연구소(R5), SK텔레콤 본사 사옥, 하나은행 데이터센터 등은 모두 한미글로벌이 프리콘을 적용해 성공한 사례다. 특히 상암 월드컵경기장은 월드컵이 끝난 후 활용 방안으로 종합문화, 생활공간을 고려한 설계 및 시공이 진행돼 전국 월드컵 경기장 중 현재까지도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경기장으로 운영 중이다.

김 회장은 “프리콘 개념을 사회 전반에 적용하면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고 산업계가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프리콘은 건설업을 출발점으로 삼은 프로젝트 성공 공식이지만 현재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제 김 회장 관심은 제로에너지 빌딩 같은 에너지 성능 최적화, 스마트시티와 연계한 도시 차원의 지속 가능성에 쏠려있다.

김 회장은 “건설기업들이 올해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원년으로 삼은 만큼 한미글로벌도 4차 건설혁명 시대에 맞춰 다양한 노력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런 의지는 가시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한다. 한미글로벌은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가 발간한 글로벌 CM/PM 순위(Non-US)에서 한국기업 최초로 9위를 차지했다. 또 영국 부동산 컨설팅 그룹인 'K2'그룹을 인수하는 등 국내를 넘어 세계적 기업으로 커나가고 있다.

김인기기자 i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