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 "'클레이' 상장" 그라운드X "협의 없었다"…지닥 갈등 재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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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원 "'클레이' 상장" 그라운드X "협의 없었다"…지닥 갈등 재현되나

암호화폐거래소 코인원이 '클레이'를 상장했다. 그라운드X는 사전 협의 없는 코인원 단독 상장이었다는 입장이다. 국내 주요 거래소가 클레이를 상장하면서 추가 상장 역시 뒤를 이을 것으로 점쳐진다.

코인원은 지난 4일 클레이를 상장했다고 발표했다. 클레이는 그라운드X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에서 파생된 암호화폐다. 코인원은 클레이 상장과 함께 유저 유치 이벤트도 병행했다. 클레이 이용자를 대거 유치해 거래량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그라운드X가 카카오톡 내 암호화폐지갑 서비스 '클립'을 출시한 지 하루 만이다.

코인원 상장에 그라운드X는 반발하고 있다. 그라운드X 관계자는 “협의 없는 단독 상장”이라면서 “대응 방안을 내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라운드X는 클레이의 국내 상장을 제한하고 있다. 대신 해외 거래소에는 먼저 상장됐다. 그라운드X가 지정한 거래소에서 거래가 이뤄진다. 국내 상장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라운드X 구상과는 달리 클레이는 국내 거래소에서 이미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피어테크가 운영하는 암호화폐거래소 '지닥'이 클레이를 단독 상장했기 때문이다. 지닥은 그라운드X 파트너사였다. 양사는 클레이 상장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결국 그라운드X가 파트너 관계를 철회하면서 끝이 났다.

그라운드X가 코인원에 반감을 내비쳤지만, 실질 대응책은 사실상 없다. 탈중앙화를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 특성상 거래소가 상장할 경우 프로젝트 측이 상장을 제지할 수단이 없는 탓이다.

국내 대표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원까지 클레이를 상장하면서 대형, 중소형 거래소의 연쇄 상장 가능성이 커졌다.

클레이는 국내 암호화폐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라운드X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다.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해 암호화폐 이용자가 다수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침체됐던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카드로 주목받았다.

실제 클레이는 카카오 후광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라운드X 클립은 서비스 오픈 하루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유치했다. 카카오톡과 직접 연동돼 별도 애플리케이션(앱) 설치가 필요 없다. 회원가입 절차도 간소하다. 중고장터에선 클레이를 구매하겠다는 게시글까지 올라올 정도다. 업계 예상대로 클레이는 단숨에 주요 암호화폐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그라운드X가 국내 상장으로 거래소와 거듭 부딪히면서 업계에서는 뒷말이 나온다.

업계 정통한 고위 관계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메이저 암호화폐가 거래소가 무단 상장했다고 구설을 만들진 않는다”면서 “암호화폐 근본 성질은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이기 때문이다. 그라운드X가 거래소 상장까지 통제하겠다는 것은 탈중앙이 아닌 중앙집권적 사고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