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데이터3법, 잘 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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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데이터3법, 잘 가고 있나

20대 국회에서 가까스로 문턱을 넘은 데이터 3법을 놓고 뒷말이 많다. 기업에 데이터 3법은 시행령과 규칙이 핵심인데 법 취지와 배경에 크게 미치지 못하다는 여론이 높다. 국무조정실이 조율에 나섰지만 오히려 논란만 커졌다. 국무조정실은 이달 3일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위원회 등 데이터 3법 관련 핵심 부처와 시민단체·업계·전문가 등을 모아놓고 데이터 3법 관련 후속 논의를 진행했지만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 못했다. 부처별로는 행안부와 금융위가 충돌했고, 시민단체와 산업계에서도 미흡하다며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데이터 산업 활성화와 개인정보 활용이라는 원래의 취지는 사라졌고, 이해 당사자끼리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시행령이다. 데이터 3법 통과라는 큰 산은 넘었지만 시행령에서 발목이 잡혔다. 여러 사안이 서로 부딪치지만 무엇보다 '가명정보'와 관련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데이터 3법은 특정 개인을 비식별하는 가명정보 개념을 도입해 활용도를 높이자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시행령에서 개인정보 추가 이용·제공을 위해 목적과 상당한 관련성, 추가 이용 예측 가능성, 제3자 이익침해 방지, 가명처리 의무 등 네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도록 규정했다. 법보다 더 엄격하게 시행령을 세분화했다. 평가도 연계정보 생성 기관과 결합 전문기관 두 곳을 거쳐야 하는 등 신용정보법보다 까다롭다. 당연히 산업계에서는 하위 법령에서 막혀 데이터 3법 통과의 의미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해관계자 간 갈등은 조정하는 게 순리다. 그러나 법 취지는 분명히 해 둬야 한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데이터 3법은 데이터 규제보다 활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실 법은 틀과 방향만 정할 뿐이다. 시행령 및 고시, 지침 및 가이드라인과 같은 세부 조항이 더 중요하다. 법안 통과 못지않게 시행령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법안 취지를 해치는 독소조항이 있다면 과감히 손봐야 한다. 데이터는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강조할 정도로 인공지능(AI) 시대에서 핵심 분야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은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