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시채용시대, 새 일자리 전략 필요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주요 그룹사들이 정기채용을 없애고 연중 상시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가 10대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지난해 초 공개채용을 없앴다. SK도 공채 방식을 순차적으로 축소할 방침이다. KT도 지난 3월 정기 공채를 폐지했다. 9일에는 LG가 상시채용 계획을 새로 밝혔다. 금융권에서도 수시채용이 느는 추세를 띠고 있다.

코로나19가 채용 시장의 큰 흐름을 가속하는 '촉매제'가 된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과 수요에 맞춰 인재를 속도감 있게 뽑아 쓰는 게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사설]상시채용시대, 새 일자리 전략 필요

기업이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의 사람을 뽑아 적소에 투입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일단 뽑아 놓고 각 부서에 안분하는 방식은 유휴인력을 만든다. 최적의 인력을 뽑아 필요한 곳에 배치하는 것은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문제는 취업 준비생 쪽에서 발생한다. 통상 상·하반기에 이뤄지던 공채에 맞춰 취업을 준비하던 구직자들은 수시채용에 맞춰 수시로 입사 전략을 짜야 한다. 상시채용이 늘다 보면 신입보다는 즉시 전력이 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게 될 가능성도 짙어진다.

수년 전만 해도 전국경제인연합회나 정부가 올해 주요 그룹사의 채용 계획을 집계해 예고했다. 그러나 수시채용이 늘면서 올해 채용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사실 그동안 기업체의 채용은 꼭 필요한 인력만 뽑은 게 아니었다.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맡아 고용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를 보면 정부와 기업 간 교감을 통해 채용을 늘려 보려는 시도 자체가 어렵다.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시채용 확대는 기업 경영상 효율적이다. 이 과정에서 고용기회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면 좋겠다. 새 시대에 맞는 일자리 창출 전략과 대응이 필요하다.

기업은 우리 사회에서 채용이 갖는 중요성을 잘 인식했으면 한다. 정부는 고용 유연성 확대를 포함해 기업이 채용을 늘릴 동기와 실마리를 끊임없이 제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