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절치부심 필요한 케이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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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절치부심 필요한 케이뱅크

개점휴업 상태에 있던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1년여 만에 처음으로 새 상품을 내놓으며 정상화에 시동을 건다. 케이뱅크는 다음 달 1일 기존의 '듀얼K 입출금통장'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그 대신 기존 혜택을 늘린 입출금 통장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는 대로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과 같은 상품도 출시한다. 자본금 부족, 대주주 적격성 심사 중단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케이뱅크는 사실상 휴업 직전까지 내몰리면서 지난해에만 순손실 1008억원을 냈다.

케이뱅크의 심기일전은 주변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 위반 등 대주주 문제로 발목이 잡혔지만 BC카드로 우회,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5949억원 규모로 증자가 이뤄지면 총자본금이 1조1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재기에 필요한 충분한 실탄을 확보하는 셈이다. 여기에 20대 국회 막판에 인터넷은행법이 통과됐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결한 후 본회의에서 부결됐지만 가까스로 다시 본회의에서 법안이 가결됐다. 공정거래법을 위반해도 인터넷은행 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케이뱅크가 이후 어떤 회생 절차를 밟을지는 모르지만 이전과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케이뱅크의 개점 휴업이 아쉬운 이유는 상징성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인터넷뱅킹 1호'다. 카카오뱅크 등에 비하면 시장에서 존재감이 없지만 은행권에 메기를 키운다는 목적 아래 처음으로 허가한 업체다. 그러나 제대로 경쟁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잊힐 상황에 놓여 있었다. KT라는 '정보기술(IT) 맏형'이 참여했지만 3개월 늦게 출범한 카카오뱅크에 비해 가입자가 10분의 1에 그쳤다. 외부 요인도 있지만 내부 문제도 많았다. 가입자 대부분이 KT 직원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혁신 상품도 없었고 KT라는 든든한 뒷배 때문인지 절박함도 떨어졌다. 다시 출발하는 케이뱅크는 뼈를 깎는 혁신 작업을 거쳐야 한다. 규제 때문이라는 핑곗거리도 사라졌다. 대한민국 금융판을 바꿔 보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치지 않으면 케이뱅크의 회생은 쉽지 않다. 어느 때보다 절치부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