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임춘택 에너지기술평가원장 “에너지 안전기술 확보 주력, 선진국 수준 끌어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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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 사진=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 사진=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에기평)은 에너지전환을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여러 재생에너지 관련 첨단기술 개발과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올해에는 특히 에너지 안전기술을 확보해 국민 생명까지 위협하는 에너지 안전사고 근절을 위한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습니다.”

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은 올해 에너지 안전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에너지는 폭발·고압·고온·낙하사고 등 위험 분야와 연관된 만큼 에너지 기술로 인한 안전 확보가 특히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임 원장은 “에너지는 국민생활과 매우 밀접한 산업으로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현장 실증 중심 에너지 기술은 위험에 노출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에너지 연구개발(R&D)에서는 안전성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기평은 에너지 R&D 전담기관이다. R&D를 바탕으로 한 에너지 기술 확보를 통해 '재생에너지 3020' 등 정부 에너지 정책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또 에너지 산업을 수출 중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정책 지원을 이어나가고 있다.

임 원장은 전기전자공학과 에너지 분야에 모두 능통한 전문가다. 2018년 6월 에기평 원장으로 취임했다. 취임한 해에 온라인 기반으로 R&D 평가를 시행하는 '온라인 메타순환평가' 등 획기적인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기술을 활용한 방역체계와 '한국형 그린뉴딜' 등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고민한다. 임 원장에게 취임 2주년을 맞아 그간 에기평을 이끌면서 이룬 성과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에너지 R&D의 역할, 한국형 그린뉴딜 구현 방향을 들어봤다.

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오른쪽)과 양종석 전자신문 산업에너지부장(왼쪽).
<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오른쪽)과 양종석 전자신문 산업에너지부장(왼쪽).>

대담=양종석 산업에너지부장

-이달 에기평 원장으로 취임하신지 2주년이 됐다. 그간 이룬 성과는 무엇인가.

▲에너지 안전 대책 마련, 온라인 활용 비대면 평가 확대, 성과창출형 기획 도입, 세 가지를 주요 성과로 소개하고 싶다.

우선 에너지 안전사고를 근절하고자 안전사고의 근본원인이 무엇인지를 심층 분석하고 대책을 강구했다. 사고 가능성이 있는 607개 과제(전체 과제의 95%)에 대해 작년 말 안전매뉴얼 구비를 완료했다. 안전 전문가를 과제기획 단계부터 필수로 참여시켰다.

공정하고 효율적인 평가를 위한 '온라인 메타순환평가'도 확대 도입했다. 오프라인을 통해 진행했던 평가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도록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메타순환평가'는 평가위원장은 에기평이, 에기평은 과제 발표자에게 평가받는 방식이다. 이 제도를 에기평이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많은 기관이 비대면 평가 도입을 검토하면서 주목받는데 에기평이 선제적으로 도입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R&D 성과 극대화를 위한 기획제도를 혁신했다. 높은 부가가치를 추구하는 R&D로 전환하고자 세계적 혁신기술이나 시장진입을 위한 기술에 집중 투자하는 '양극형 연구개발'을 도입했다.

-올해 에너지 R&D가 공공기관까지 포함해 2조원이 넘는다. 어떤 부분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나.

▲에기평 예산을 포함한 대부분 에너지 R&D 예산은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이뤄지고 있다. 현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은 석탄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세계적인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매우 부합한다고 본다. 단가와 시장성을 고려해 에너지를 생산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환경·안전·사회성을 우선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미세먼지가 시급한 생존 문제로 다뤄지고 있고, 에너지 안전사고 위험성도 경험했다. 에너지 산업도 일자리와 수출을 창출하는 새 산업으로 자리매김 해야한다는 점을 인식했다.

특히 최근에는 에너지기술 수용성 향상, 상용화를 위한 대형 실증과 관련된 부분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과거에는 신기술 확보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에너지 산업 육성으로 직접 이어지는 R&D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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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 조치로 나온 '한국형 그린뉴딜'이 주목받고 있다. 원장께서는 한국형 그린뉴딜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뉴딜 자체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그린뉴딜은 유럽에서 그린딜, 미국 민주당에서도 그린뉴딜이 있다. 그 내용을 참고 안할 수는 없다.

한국형 뉴딜은 코로나19 때문에 나온 개념이다. 경제위기와 기후위기 대응이 골자다. (한국형 그린뉴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수 창출이다. 수출이 되기 힘든 외부 여건이 조성됐다. 다른 나라도 다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이 개방적인 무역질서를 폐쇄적으로 가져가 지역블록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G2 분쟁' 속에서 코로나19가 터졌다.

세계적으로 적어도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어쩌면 지난 1세기 대공황 이후에 (경제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이 결국은 내수다. 미국에서 뉴딜 정책은 구제제도나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성장 일변도에서 포용적인 분위기도 만들었지만 중요했던 것은 내수 진작이었다. 대부분 케인즈 경제학을 동원해 수요를 창출했다. 수요는 내수에서 창출했다. 내수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경기진작이 필요하다.

한국형 그린뉴딜은 전체적으로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눠서 추진해야 한다. 단기는 향후 2년, 중기는 향후 10년, 장기는 30년, 2050년까지 봐야 한다. 향후 2년은 내수 중심으로 빠르게 경기를 진작해야 한다. 대규모로 소득이 감소하는 부분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재정 측면에서 구제하고 회복시켜야 한다. 이후 디지털·그린·휴먼 뉴딜 등 방향성을 갖춰야 한다. 성과가 나오려면 10년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사람 중심의 경제, 사람 중심의 사회, 포용국가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약하면 한국형 그린뉴딜은 일자리와 경기회복에 기여하면서 친환경·에너지 선도국가로서 코로나 이후 '혁신성장'과 '포용성장'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린뉴딜 이행을 위해 에기평이 추진할 수 있는 대표 사업을 소개한다면.

▲그린뉴딜 주요 목적인 기후위기 대응과 일자리, 신산업 창출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에너지효율향상 산업 육성이 중요하다.

먼저 이번 그린뉴딜을 통해 도전적인 재생에너지 보급·확산 목표를 이행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조기 확대를 위해서는 결국 대폭적인 단가하락이 필요하다. 이는 제조기술 혁신과 규모의 경제 달성을 통해 가능하다.

에너지효율향상은 디지털 뉴딜과 융합 가능성이 높고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분야로 그린뉴딜 이행에 있어 핵심이 되는 사업 분야다. 효율향상 분야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수요관리와 효율화기기 R&D를 중점적으로 투자하면서 에너지 디지털전환 관련 신기술 도입과 디지털 사회의 에너지 수요를 절감하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그린뉴딜로 발생하는 신산업 분야 인력양성과 신산업으로 전환되면서 영향받는 비그린 산업 종사자를 위한 인력전환 프로그램도 확충해야 한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2050년까지 탄소제로를 위해 세계적으로 약 130조달러 투자를 예상한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재생에너지에 38조달러, 에너지효율에 43조달러를 투자하는 등 두 개 분야가 전체 투자의 6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고 그린뉴딜 이행을 위해 재생에너지와 효율향상 R&D, 인력양성 사업 예산 확충에도 매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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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에기평이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는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에기평 근무환경을 '비대면'으로 전면 변경했다. 근무환경을 재택으로 전환하면서 전산, 영상을 활용한 비대면 보고체계도 완비했다. 각종 회의를 화상으로 실시하고, 전문가 세미나와 교육도 온라인 비대면으로 추진하고 있다.

에기평 고유 업무인 과제평가와 사업기획도 온라인으로 진행하도록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구축했다. 온라인 평가는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하다는 인식 때문에 평가에 적용되는 사례가 없었다. 이러한 단점을 보안하기 위해 에기평은 (2년 전) '온라인 메타순환평가'라는 개념을 개발했다. '메타순환평가'는 평가 관련자들이 상호 평가를 하는 시스템이다. 상호 견제 장치를 접목시키면서 평가 신뢰성과 전문성을 확보했다. 현재 코로나19 위기에도 안정적으로 에너지 R&D사업의 선정평가를 '온라인 메타순환평가' 방법으로 마무리했다.

-에너지기술개발사업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는데 기여하는 기술 확보가 가능한가. 에너지기술과 방역기술을 함께 확보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

▲코로나 바이러스는 호흡에 의해 주로 전파되기 때문에, 실내 공간의 기류를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밀폐된 다중이용시설에서 에어컨과 같은 공기조절장치를 사용하면 공기가 순환돼 빠른 속도로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다. 개문 냉방을 권장하고 있는데, 이는 큰 에너지 낭비와 함께 전력피크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 때문에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면서도 최적화된 실내 공기 유지가 가능한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

기존의 기계식 열회수 환기장치 풍량을 늘려 실내 공기온도를 유지하면서도 오염된 실내 공기를 밖으로 빠르게 배출시킬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해야 한다. 열회수 장치는 실내의 공기가 실외로 나갈 때 열기를 회수해, 냉·난방 시 모두 고효율로 환기하는 장치다. 비말이 퍼지는 속도를 감안해 풍량을 조절한다면 폐문냉방에도 효율적으로 환기가 가능하다. 개문 냉방에 의한 에너지 손실을 절감한다.

밀폐된 공간에서 비말을 획기적으로 제거하는 기술도 고민한다. 선풍기 뒷면에 마스크와 같은 비말제거필터를 부착해 청정한 공기로만 이루어진 '청정환기' 구역을 에어커튼 형식으로 형성하는 방식이다. 아직 기술적인 고민은 더 필요하지만 이 기술이 개발, 보급된다면 밀폐된 공간에서 다른 환기장치 없이 냉·난방 장치를 가동할 수 있다.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도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에기평 원장으로서 임기가 1년 남았다. 향후 추진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2년 동안 해왔던 일을 잘 확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희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혁신을 했다. 우선 코로나19 상황에서 도움 됐던 '온라인 메타순환평가'를 해외에도 보급시키겠다. 온라인 메타순환평가를 도입하면서 일이 상당히 줄었고, 공정성이 좋아졌다. 온라인이니 (평가위원이) 이동을 하지 않아도 되고, 회의실 비용도 줄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빛을 봤다. 온라인 메타순환평가를 해외에도 보급시키겠다.

포용경영도 남은 1년 동안 확산시키겠다. 에기평에서는 차별을 금지하기 위한 30가지를 적시한 포용헌장을 만들었다. 포용헌장에 (차별을 금지하기 위한 것들을) 아주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저희만큼 많고 상세하게 해놓은 사례가 없다. 포용경영, 포용은 경제사회적 약자와 더불어 가는 것이다. (포용헌장을 바탕으로) 포용경영을 확산시키겠다.

올해 취약했던 에너지 안전 분야 과제를 새로 만들고 있고 인력양성, 국제협력도 하고 있다. 당장 현안은 한국형 그린뉴딜을 기획하고, 후속 사업에 반영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방역 문제인데 생활방역을 성공시키기 위한 에너지 기술 문제도 해결하겠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임춘택 에너지기술평가원장 “에너지 안전기술 확보 주력, 선진국 수준 끌어올리겠다”

○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은…

1984년 제20회 기술고등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KAIST에서 전기전자공학 석사와 박사를 전공했다. 1989년부터 1995년까지 국방부에서 대위로 근무했고, 1995년부터 2003년까지는 국방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 이후 청와대 행정관,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부교수, 광주과학기술원(GIST) 에너지융합전공 교수로 일했다. 정부와 에너지학계를 넘나들며 일하다 2018년 6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으로 취임했다. 올해부터는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석학회원(Fellow)으로도 활동한다.

정리=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