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CJ ENM, 케이블TV에 프로그램 사용료 20% 인상 요구

"4~5년 동안 동결해 합당" 압박
케이블TV "전례 없는 요구" 맞서
IPTV·위성·SO도 대폭 인상 제시

[단독]CJ ENM, 케이블TV에 프로그램 사용료 20% 인상 요구

CJ ENM이 케이블TV에 프로그램 사용료로 전년 대비 20%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CJ ENM은 4~5년 동안 프로그램 사용료 동결에 따른 합당한 인상 요구라는 주장이지만 케이블TV는 전례 없는 인상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이다.

CJ ENM은 케이블TV뿐만 아니라 인터넷(IP)TV에 30%, 위성방송에 25%, 개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는 15% 등 전년 대비 높은 인상률을 각각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방송사와 종합편성채널에 이어 국내 최대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의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요구로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플랫폼과 콘텐츠제공사업자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CJ ENM은 LG헬로비전, SK브로드밴드, 딜라이브, CMB, 현대HCN 등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에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조건으로 최소 20%를 제시했다. 케이블TV가 지난 몇년 동안 CJ ENM 프로그램 사용료는 동결하면서 지상파 방송과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 사용료는 인상한 만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간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CJ ENM은 케이블TV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불가피하게 다른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프로그램 사용료 20% 인상 수용을 압박했다. 일부 케이블TV에는 tvN, Mnet 등 CJ ENM이 운영하는 채널 15개 송출을 모두 중단하는 '블랙아웃'도 경고했다.

CJ ENM 관계자는 “콘텐츠 투자 확대를 위해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요청한 것”이라면서 “4~5년 동안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동결했지만 다른 경쟁사는 매년 사용료를 인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블TV는 CJ ENM이 무리한 사용료 인상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방송과 광고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을 감안한 프로그램 사용료 책정이 필요하다고 맞받았다. 지난해 케이블TV 방송매출은 2조227억원, 광고매출은 1355억원으로 전년 대비 671억원, 52억원 각각 감소했다.

케이블TV 관계자는 “전년 대비 시청률과 시청점유율이 15~30% 이상 증가한 게 아님에도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최소 20% 요구한 처사는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상파 방송사와 종합편성채널의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요구에 이어 CJ ENM이 가세함에 따라 유료방송 시장에서 플랫폼과 콘텐츠제공사업자 간 긴장이 정점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과 콘텐츠 진영 간 유료방송 헤게모니 쟁탈전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유료방송 전문가는 “합리적인 프로그램 사용료 책정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 한 플랫폼과 콘텐츠 진영 간 힘겨루기와 갈등은 반복될 것”이라면서 “플랫폼과 콘텐츠 진영이 각자의 논리를 강요만 할 게 아니라 파이를 키워 윈-윈 하겠다는 전략적 자세를 앞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