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부장, 해외 판로 마련해 줘야

[사설]소부장, 해외 판로 마련해 줘야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가 시작된 지 1년이 지났다. 여당은 1주년을 맞아 일제히 대일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산업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주년이 된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이 무모한 수출 규제를 시작할 때는 우려가 컸지만 지나고 보니 자립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면서 “지난 1년은 일본이 그런 거 해봐야 소용없다는 것이 드러난 소중한 시간”이라고 밝혔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일본은 세계로 뻗는 우리나라를 견제하고 발목 잡는 데만 급급하다”면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일본이 땅을 치고 후회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산업 전략의 일환으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시즌2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백번 지당한 얘기다.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한 수세 차원에서 소부장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공세적인 목표는 시의적절하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 1년 동안 정부와 산업계가 호흡을 맞추면서 핵심 소재 국산화에 성공했다. 수출 규제에 따른 생산 차질의 우려가 말끔히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일본의 공세가 소부장 국산화와 수입처 다변화를 앞당기는 계기로 작용한 건 사실이다. 이 덕분에 일본 의존도는 크게 줄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불화수소의 경우 올해 1~5월 대일 수입액이 403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의 2843만달러보다 85.8% 급감했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시즌2를 위해서는 더 치밀해져야 한다. 정치 구호나 슬로건만으로는 부족하다. 국산화에 성공한 국내 업체가 세계무대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추가 지원에 나서야 한다. 솔브레인, 램테크놀러지와 같은 업체는 어려운 환경에서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이제는 세계에서 뛸 수 있도록 판로와 마케팅까지 고민해 줘야 한다. 국내는 시장이 너무 좁다. 세계 최고의 품질 경쟁력을 갖췄다는 일본 제품을 대체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방증이다. 단순히 국산화에 머물지 말고 세계 일류 제품으로 키워야 한다. 일본 수출 규제에 적극 대응한 배경으로는 자체 조달 목적도 있었지만 궁극적으로는 소부장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