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 프린키피아

아이작 뉴턴의 초상.
아이작 뉴턴의 초상.

1687년 7월 5일, 아이작 뉴턴은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Philosophiae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를 출간했다. '프린키피아'로 불리는 책이다.

과학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성과이자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다.

뉴턴은 프린키피아에서 운동의 원리를 공식으로 풀어냈다. 자연현상을 수학적으로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3권으로 이뤄진 프린키피아 1권은 운동 제1법칙인 관성의 법칙, 제2법칙인 가속도의 법칙, 제3법칙인 작용-반작용의 법칙을 담고 있다. 2권에선 유체 속에서 운동하는 물체는 유체의 저항 때문에 타원 모양을 그리며 운동할 수 없다며 데카르트식 우주관과 케플러 법칙이 모순됨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3권에선 누구나 한 번쯤 들었을 '만유인력' 법칙을 소개했다.

운동 제2법칙은 그의 업적 가운데 가장 괄목할 성과로 손꼽힌다. 뉴턴은 운동의 원리를 '힘(F)은 질량(m)과 가속도(a)의 곱'으로 이뤄진다는 간단한 식으로 정리했다.

후대에서 일부 뉴턴 이론의 오류를 발견하기도 했지만 제2법칙은 지금까지 완전무결하다.

19세기 고전물리학의 대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발표라는 사건에도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보편적 공식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만유인력의 법칙 또한 획기적이었다. 이 법칙은 질량을 갖는 모든 물체는 두 물체를 가로지르는 선을 따라 서로를 끌어당긴다는 게 골자다. 이 힘은 상호작용하는 두 물체의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식으로 정리된다.

뉴턴은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달을 통해 만유인력의 법칙을 얼개를 떠올렸다. 달의 직선 운동의 힘과 지구와 서로 잡아당기는 힘에 의해 궤도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까지 알아 차렸다. 이는 오늘날 인공위성의 운동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뉴턴은 업적은 이뿐만 아니다. 그는 자신의 법칙을 증명하는 데 있어 스스로 발견한 미분과 적분법을 활용했다. 프린키피아의 완성도는 미적분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턴의 사고와 그가 제시한 법칙은 과학사를 넘어 인류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뉴턴은 프린키피아 3권에서 태양, 달, 지구 간 인력 작용으로 밀물과 썰물이 발생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천상계·지상계 현상이 별개이고 각기 다른 원리가 작용한다는 당시 통념을 뒤엎은 사고이자 업적이었다. 과학계뿐만 아니라 철학계에선 신분에 상관없이 누구나 보편적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사고가 등장했고, 어떤 조건에서도 적용되는 보편적 법칙을 찾는 사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프린키피아 출간은 사실상 물리학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물리학 이론에서 수학적 증명이 필수가 되면서 과학의 진일보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밖에도 프리즘이 흰 빛을 가시광선으로 분해시키는 스펙트럼을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빛에 대한 이론을 발전시켰다. 실험을 통해 냉각 법칙을 발명하고 유체의 개념을 고안하는 등 한 사람의 업적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성과를 쏟아냈다.

여담이지만 2005년 영국 왕립학회 회원을 대상으로 '아이작 뉴턴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중에서 과학사에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인류에게 더 큰 공로를 한 사람이 누구인가'를 물었다. 두 항목에서 모두 뉴턴이 우세를 보였다. 뉴턴의 고전역학의 한계가 아인슈타인에 의해 드러나기도 했지만 세상을 바꿔 놓은 그의 업적에 손을 들어준 사람이 더 많았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