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세균 '접시론' 확대하자

[사설]정세균 '접시론' 확대하자

정세균 총리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올해 상반기 총리실 적극행정 우수직원에게 '적극행정 접시'를 수여했다. 적극행정 접시에는 공직문화와 관련한 정 총리의 '접시론' 철학이 배어 있다. 정 총리는 1월 취임 당시 “일하다 접시를 깨는 일은 인정해도 일하지 않아 접시에 먼지가 쌓인 것은 용인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적극행정 접시에는 취임사 문구와 함께 '당신의 적극행정으로 대한민국은 더 크게 도약합니다'라는 구절이 새겨져 있다. 정 총리는 앞으로 총리실뿐만 아니라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 성과를 낸 직원에게도 적극행정 접시를 줄 예정이다.

적극행정 우수직원 포상의 의미는 크다. 흔히 공무원 업무 행태를 말할 때 자주 거론하는 사자성어가 '복지부동'이다. 그만큼 공무원 하면 도전적으로 일하기보다 소극적으로 업무를 대한다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실제 공무원 대부분은 기존 관행에서 벗어난 일에 대해서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한다. 정 총리가 접시론까지 이야기하며 포상제도를 마련한 배경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다가 혹시나 문제가 생기더라도 눈감아 주겠다는 의지의 발현이다. 정해진 업무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민간 못지않게 행정에 임하라는 당부가 담겨 있다.

공무원 업무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이미 구문이 됐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규제철폐를 부르짖지만 꿈쩍하지 않는 배경에는 보수적이며 소극적인 공무원 문화도 한몫하는 게 사실이다. 공무원을 움직이게 하려면 책임을 감싸는 자세가 필요하다. 모든 업무가 완벽할 수 없다. 때로는 실수도 있고, 본의 아니게 잘못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결과만 보고 평가해서 시시비비를 가린다면 공무원은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 열심히 적극행정을 펼친 공무원을 찾아내 칭찬해야 한다. 이에 못지않게 공무원이 마음껏 뛸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