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좀비기업' 정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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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좀비기업' 정리해야 한다

한계기업이 산업의 노동생산성을 갉아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한계기업이 제조업 노동생산성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계기업을 제때 정리했다면 전체 제조업 노동생산성이 1% 넘게 상승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2010∼2018년 기업활동조사 제조업 부문에 속한 기업 7만6753개사 자료를 이용해 한계기업 비중과 노동생산성을 살펴 봤다. 한계기업 노동생산성은 정상기업 대비 평균 48%에 불과했다. 2010년 50.3%에서 2018년 44.9%로 해가 지날수록 생산성은 하락했다. 한은 측은 “만성 한계기업이 정상기업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면서 “수익성 낮은 한계기업이 출현하고, 퇴출도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계기업은 업력이 10년 이상이지만 연달아 3년 이상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기업을 말한다. 벌어들인 수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다. 손실이 커서 근근이 회사 간판만 유지하는 꼴이다. 이 때문에 '좀비기업'으로 불린다. 좀비기업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빠른 퇴출만이 산업 생태계와 건강한 경쟁 상태 유지에 도움이 된다. 그럼에도 쉽게 손을 대지 못했다. 국민 정서가 구조조정에 대해 민감할 뿐만 아니라 고용 등 여러 측면에서 후폭풍이 크기 때문이다.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전체 산업의 경쟁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 지금은 시장도 침체되고 경기도 위기 상황이다. 자연스런 경쟁에 맡기지 않고 억지로 기업 생존을 유지한다면 부담은 기업 전체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 몫으로 돌아갈 것이고, 이는 막대한 세금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좀비기업이 버틸수록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저가 입찰, 담합, 가격 흐리기 등 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장 퇴출 정책이 필요하다. 자칫 시기를 놓친다면 전체 산업이나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 더욱이 경제 위기 상황에서는 큰 부담이다. 신속한 퇴출만이 모든 기업이 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