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의미 있는 카이스트 기술료 '1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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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의미 있는 카이스트 기술료 '100억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기술료 이전 수입이 100억원을 넘겼다. 대학정보공시센터에 따르면 KAIST는 지난해 56건의 기술 이전 계약으로 101억8300만원을 올렸다. 뒤를 이어 서울대·고려대가 각각 88억3000만원, 54억1000만원으로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국내 대학의 연간 기술료 수입이 100억원을 넘기기는 처음이다. KAIST 성과는 기술사업화에 앞장선 결과다. 기존 산학협력단을 '기술가치창출원'으로 확대 개편하고 지식재산·기술이전센터, 산학협력센터 등 특화 조직을 신설해서 사업화에 힘써 왔다. 지난해에는 특허청 '지식재산 수익재투자 지원사업'에 선정돼 3년 동안 12억원의 기술 이전 사업화 자금을 확보했다.

KAIST 사례를 더 확대해야 한다. 정부, 대학, 기업 모두에 도움이 된다. 우선 대학 재원이다. 대학은 등록금 등 각종 규제로 꽁꽁 묶여 있다. 가장 큰 고민이 열악한 재정이다. 그나마 해결 방법은 기부금이지만 상황이 여의치가 않다. 다른 선진국처럼 기부 문화가 성숙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도 대찬성이다. 대학과 기업의 연구 기술 차이를 좁힐 수 있다. 대학 연구와 관련해 기업의 가장 큰 불만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대학의 연구가 현장에서의 효용 가치는 크게 떨어진다는 불만이 컸다. 대학 재정이 튼튼해지면 정부도 정책 운영에 여유가 생긴다.

기술사업화 활성화를 위해서는 먼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KAIST는 자체 개발 기술과 산업계 요구 간 괴리를 메우기 위해 논문이나 실험 단계 초기 기술 위주로 연구 방식을 바꾸었다. 기업에서 원하는 기술 중심으로 새롭게 연구 체계를 확립한 것이다. 연구 자체에 그치지 않도록 시제품 제작과 시험 인증, 표준 특허 출원 체계 등을 갖춰 기업이 편하게 기술을 이전 받도록 지원했다. 아무리 좋은 연구 성과도 현장과 접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연구만을 위한 기술 개발은 지금과 같은 초경쟁 시대에 사치다. 기술 사업화가 대학에도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도 지원을 아까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