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권경업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자연도 보호받을 권리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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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사이트]권경업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자연도 보호받을 권리 있어"

코로나19로 인해 하늘길이 막히고 도심에서도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산을 오르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실제 북한산, 치악산, 계룡산 등은 올해 상반기 탐방객이 21% 늘어날 만큼 북적였다. 힘든 일상을 피해 넉넉한 자연의 품으로 향하는 발길이다.

권경업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코로나19 시대 국립공원 자연을 지키는 일에 앞장선 사람이다. 2017년 11월 취임해 올해 임기 3년차를 맞았다.

권 이사장은 “올해 공단의 가장 주요 관심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을 위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 사업이 국립공원 랜선 여행이다. 랜선여행은 직접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국립공원의 자연을 실제로 체험하도록 하는 것이다. 유명 캠핑가와 함께하는 국립공원 야영장 체험·답사, 국립공원 자연해설과 가상현실(VR) 콘텐츠로 꾸몄다. 지난 5월 북한산, 설악산 등을 시작으로 이달부터는 속리산, 가야산, 주왕산 일부 구간 영상이 포함됐다. 전체 15개 공원 54개 가상현실 영상을 볼 수 있다. 탐방로를 걷는 것처럼 사방을 둘러보는 일반적인 영상과 함께 접근이 제한된 장소, 무인기를 이용한 국립공원 상공 비행, 폭포와 계곡 거슬러 오르기 등 영상이 담겼다.

권 이사장은 “랜선 여행이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을 위로하는 것과 동시에 자연을 보전하는 역할도 한다”고 소개했다. 너무 많은 탐방객이 국립공원을 오가면 산과 바다를 훼손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선 야영장을 일부 재개장했다. 태백산민박촌과 생태탐방원을 다음달 개장할 예정이다. 생태탐방원도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연다.

탐방 외에 자연 보존 활동에도 역점을 뒀다. 자연보존이 필요한 구간을 일정기간 휴식할 수 있도록 탐방을 제한했다. 산과 들이 휴식을 취하고 복원력을 갖기 위해서다. 약자를 위한 활동도 펼친다. 교통약자가 휠체어와 유모차를 가지고도 자연을 마음껏 누리도록 산책길을 조성했다. 지난해 42구간 39.3㎞에 이어 올해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속리산, 무등산, 태안해안 등 47개 구간 44.4㎞로 5㎞를 늘렸다.

또 무장애 야영지도 19동을 추가 설치했다. 올해 12월부터는 '국립공원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돼 국립공원을 기릴 수 있게 됐다.

권 이사장은 나비넥타이를 맨 산악인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저서 중에 '자벌레의 꿈'이라는 시집이 있다”며 “자벌레는 나방의 유충으로 땅바닥에 붙어 기어 다니지만 언젠가는 무한창공을 날아보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라고 설명했다. 나비넥타이가 바로 자벌레의 꿈을 표현한 것이다.

권 이사장은 자연에게도 권리가 있다며 보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연에게도 보호받을 권리가 있고 자연이 없으면 국립공원도 없고 이용객도 없다”면서 “자연을 중심으로 국립공원을 보호할 필요가 있는 만큼 탐방로 입장제한 등을 통해 사람도 양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